폭우로 3명 숨진 부산 초량지하차도 책임 전 부구청장 금고 1년2월(종합)
재판부, 주의 의무 위반 인정 '최대 실형' 선고…"사고 책임 져야"
전 안전도시과장 집유 2년 등…유족 "'인재' 인정한 점 위로받아"
-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0년 부산에서 집중호우로 3명이 숨진 동구 초량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자들이 최대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무원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재난 참사가 일어났다는 '인재(人災)'인 점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김병진 판사)은 5일 오전 355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동구 전 부구청장 A씨에게 금고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구청 전 안전도시과장 B씨와 전 안전총괄계장 C씨에게는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구청 소속 재해 안내 전광판 관리 공무원 D씨에게는 금고형 1년이 내려졌다.
이외 피고인들은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을 받는 피고인 11명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초량지하차도 사고는 2020년 7월23일 오후 9시30분쯤 차를 타고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민 3명이 폭우로 물이 불어난 지하차도에서 대피하지 못해 숨진 사건이다.
검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는 휴가 중이던 구청장을 대신해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였지만 밤늦게까지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느라 구청을 비웠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6시35분쯤 퇴근한 뒤 구청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곳의 식당에 갔다.
이로부터 2시간 뒤 A씨는 안전도시과장으로부터 호우경보 소식을 보고받았는데도 비상근무 대상자라고 판단하지 않아 오후 10시22분쯤에서야 구청으로 복귀하는 등 재난 방지를 위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동구에 충분한 재난 매뉴얼이 있음에도 피고인들이 폐쇄회로(CC)TV 상시 모니터링 직원 배치 및 현장 점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자체가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초량지하차도는 과거부터 출입통제 시스템이 있었는데 사고 당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고인들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A씨에 대해선 "재난 현장 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피고인도 비상 근무의 대상자로 봐야 한다'며 "구청장이 구청으로 복귀할 때까지 직무대행의 역할을 수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판결이 나오자 유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유족 E씨는 뉴스1에 "선고가 나오기까지 지난 2년간 힘든 시간이었지만, 형량을 떠나 재판부에서 '인재'인 점을 인정해 위로가 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재난 상황 시 공무원들의 안전 책임이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2년 전 초량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판결이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 하루 전에 나와 초량지하차도 대응 현황도 주목된다. 동구는 이날 늦은밤 또는 6일 새벽에 초량지하차도의 사전 차단 시스템을 가동해 교통 통제에 나설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태풍 상륙 시기가 빨라지면 오늘 오후에라도 통제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고, 관내 다른 지하차도 2곳도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11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380km 해상에서 시속 16km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30hPa에 최대 풍속 50m/s 규모로, 부산에 도달하기까지 약 680km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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