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폭우로 3명 숨진 부산 초량지하차도 책임 공무원들 '최대 실형'

재판부 "피고인 주의 의무 위반에 참사 일어나"…'인재' 인정

2년 전 집중호우로 운전자 등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지하차도 현장. 4일 태풍 상륙을 앞두고 차들이 지하차도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2022.9.4/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0년 부산에서 집중호우로 3명이 숨진 동구 초량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자들이 최대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난 상황 시 공무원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참사가 일어났다는 '인재(人災)'인 점을 법원이 인정한 판결이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김병진 판사)은 5일 오전 355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동구 전 부구청장 A씨에게 금고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구청 전 안전도시과장 B씨와 전 안전총괄계장 C씨에게는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외 피고인들은 금고형 또는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초량지하차도는 과거부터 출입통제 시스템이 있었는데 사고 당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고인들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A씨에 대해선 "재난 총괄 책임자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며 "재난 현장 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피고인도 비상 근무의 대상자로 봐야 한다. 구청장이 구청으로 복귀할 때까지 직무대행의 역할을 수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재판에서 비상 근무 대상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A씨는 이날 곧바로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지난 2020년 7월23일 오후 9시30분쯤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3명은 폭우로 물이 불어난 지하차도에서 대피하지 못하고 승용차 안에 갇혀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는 휴가 중이던 구청장을 대신해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였지만 밤늦게까지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느라 구청을 비웠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6시35분쯤 퇴근한 뒤 구청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곳의 식당에 갔다.

이로부터 2시간 뒤 A씨는 안전도시과장으로부터 호우경보 소식을 보고받았는데도 비상근무 대상자라고 판단하지 않아 오후 10시22분쯤에서야 구청으로 복귀하는 등 재난 방지를 위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동구에 충분한 재난 매뉴얼이 있음에도 피고인들이 폐쇄회로(CC)TV 상시 모니터링 직원 배치 및 현장 점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자체가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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