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 부산항 보안직(하)]전국 항만 중 여건 가장 열악…보안 '위태'

지난해 신항서 중국인 밀입국 도주…경비 전문화 필요
"부산항보안공사 잉여이익금 재투자하면 개선 가능"

편집자주 ...부산항 보안직노동자들이 강도높은 업무와 고용 불안정 등에 따른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항만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고도의 영향을 미치는 산업시설로 지정, 평상시에도 범죄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시설이지만 현 근무체계로는 안정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뉴스1은 두 차례에 걸쳐 항만 보안직 근로자들의 근무실태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부산항보안공사 소속 청원 경찰이 부두에 진입한 차량을 검색하고 있다.2021.8.20 ⓒ 뉴스1 손연우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항 보안직노동자들이 과다한 업무와 고용불안 등을 호소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사측은 재원부담으로 인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 부산항 보안직 근로자는 부산항보안공사 소속 430명, 부산신항보안공사 소속 177명이다. 이들은 각각 구항과 신항에서 3조 2교대로 24시간 항만보안업무를 수행 중인데, 365일 내내 휴무일이 없고 인력부족으로 연차도 제대로 갈 수 없는 실정이다. 이들이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유다.

또 이들의 고용형태는 특수경비원과 비국가직 청원경찰로 구분되는데, 청원경찰의 경우 타 기관 국가·지방자치단체 청원경찰에 비해서는 처우가 열악하지만 그나마 고용은 안정돼 있다. 그러나 특수경비원은 최저시급 외 수당이 없는 비정규직이다.

업무강도는 높고 특히 특수경비원의 고용불안정 문제가 크다보니 퇴사자도 급증하면서 항만 보안의 전문성이 저하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2006년 부산신항 개항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보안이 뚫렸다. 당시 20대 중국인이 밀입국했는데, 부산신항보안공사는 이같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 현장에선 4명의 보안 책임자가 근무하고 있었지만 경비가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은 부산신항 2부두에서 벌어졌다. 2부두를 관리하던 보안직 근로자들은 1,2부두를 함께 담당했는데, 강민규 전국보안방재노동조합부산신항보안지회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1,2부두 특수경비원의 퇴사율은 83.67%에 달한다. 49명 중 41명이 한해 사이 퇴사했다는 것이다. 보안직 근로자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BPS관계자는 "업무강도가 높은 부분과 보안직노동자 신분 차이 문제도 공감하고 있지만, 인건비 외 기타 다른 경비까지 생각하면 현재까지는 해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국제여객터미널 대테러 시범식 훈련'에서 부산항보안공사, 부산동부경찰서가 테러범 진압 초동조치훈련을 하고 있다. 2016.6.15/뉴스1 ⓒ News1

이와 관련 심준오 부산항보안공사 노조위원장은 "현재 부산항보안공사의 잉여이익금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돈으로 단계적으로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심 위원장은 "현재 잉여이익금은 모회사인 부산항만공사에서 다시 가져가고 있는데, 그돈은 항만 보안의 전문성과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재투자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안사고는 근로자의 집중력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4조2교대로 업무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인력충원은 신항의 특수경비원을 부산항만공사 청원경찰로 전환함으로써 부산항보안공사의 교대근무체계를 개선함과 동시에 신항의 특수경비원들 처우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만은 국가 중요시설·국가목표시설 중 최고 등급인 '가'급 보안등급에 해당한다. '가'급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고도의 영향을 미치는 행정 및 산업시설이 포함된다.

이에 항만은 '통합방위법'에 따라 적에 점령되거나 파괴되는 등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설로 지정, 비상사태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외부의 위협이나 범죄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시설이다.

이 때문에 보안직 근로자들을 항만공사나 보안공사 또는 인력공급업체에 맡기지 않고 해수부가 직접 고용관리 하는 곳도 있다.

현재 마산, 동해, 군산, 목포, 포항, 평택, 대산 등 7곳의 항만보안업무는 해양수산부가 직접 운영관리 중이다. 이들은 2019년 7월부로 특수경비원에서 각 소속지방청 소속 정규직(국가직)으로 채용, 보안직근로자 100%가 청원경찰 신분으로 현재 4조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북항과 감천항은 항만관리법인인 (주)부산항보안공사가 경비업무를 수행, 430명이 2017년 부로 정규직(비국가직) 청원경찰 신분으로 근무 중이다. 그러나 신항의 경우 항만관리법인인 (주)부산신항보안공사 소속 청원경찰은 9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68명은 특수경비원으로 인력공급 용역업체 소속이다.

인천항, 울산항, 여수광양항도 부산항과 사정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나마 이들은 4조 3교대 근무형태로, 3조 2교대인 부산항 근무여건이 가장 열악한 실정이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