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단계 해수욕장 폐장 첫날…휴가철 피크에도 ‘썰렁’
빽빽했던 파라솔 자취 감춰…”사실상 올해 영업 끝”
오후 6시까지 입욕 가능…”폐장 효과 있나” 이견도
-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첫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흐린 날씨에 입욕까지 금지되며 한적한 모습이었다.
10일 낮 12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는 조기 폐장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모래사장을 빽빽하게 메웠던 파라솔들도 자취를 감췄다.
한쪽에서는 파라솔과 돗자리, 튜브 등을 꽁꽁 묶어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운대구는 이날부터 해수욕장 내 편의시설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이에 파라솔, 튜브 등 피서용품 대여소와 매표소, 샤워탈의장과 간이샤워실도 모두 폐쇄됐다.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해수욕장 입구에서 방문객을 상대로 안심콜 등록과 체온스티커 부착을 담당하는 A씨는 “날씨도 흐리고 4단계로 격상되다 보니 확실히 어제보다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 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욕장이 폐장했음에도 개인 돗자리를 펴고 바닷바람을 쐬거나 물가를 거니는 방문객은 여전했다.
다만 이날은 날씨 관계로 입욕이 금지되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방문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해수욕장이 조기 폐장하면 파라솔, 튜브 등의 대여가 불가하지만 입욕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해수욕장법에 따르면 사계절 내내 입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낮 시간대에는 경찰, 소방, 민간수상구조대 등이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다만 구는 법으로 금지되는 오후 6시 이후 입수에 대해서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단속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근무하는 야간단속 인력 6명을 14일부터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부산시에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적용되면서 부산 시내 7개 해수욕장이 오는 22일까지 폐장한다.
사실상 휴가철 피크 기간에 해수욕장이 폐장하면서 상인들은 이번 여름 장사를 끝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울상을 지었다.
파라솔 대여소 업주 정모씨(50대)는 “지금 해수욕장을 폐장하면 올해 장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22일 이후에도 상황이 풀릴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 인건비도 못 맞출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 광장에 위치한 식당들도 대체로 한적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일부 식당은 손님들로 만석을 이루기도 했지만, 예년 휴가철과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인파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식당 주인 B씨는 “4단계 격상만은 안되길 빌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렵게 됐다”며 “오후 6시 이후 손님 2명씩만 받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 의견은 엇갈렸다.
해운대구 주민 신모씨(30대)는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해운대에 관광객들이 몰릴까 걱정이었는데 4단계 격상을 통해 그나마 타지인 유입을 막을 수 있어 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에서 관광을 온 C씨는 “해수욕장이 폐장한다고 해서 출입이 금지되거나 입욕을 못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시민 스스로가 조심하고 안전하게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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