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김경수 경남도지사 “모든 정책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지지부진 동남권 신공항은 “조금 더뎌도 제대로 가야”
“내년 총선, 정쟁 아닌 미래 위한 정책경쟁의 장 되길”

김경수 경남도지사.(경남도 제공)2019.12.31.ⓒ 뉴스1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년전 "2019년을 경남경제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도민 기대에 부흥하듯 남부내륙고속철도·제2신항 진해 유치·제조업 혁신 등 가시적인 성과를 연이어 도출했다. 경남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든 한 해였다.

새해 2020년에는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청년특별도’와 ‘교육특별도’를 약속했다.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도 강조했다.

지역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서는 ‘조금 더뎌도 제대로’ 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전했다. 새해 최대 이슈인 총선에 대해서는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이 아니라, 경남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치열한 정책경쟁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위기 속에 늘 새로운 변화를 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 지사는 지역의 문제를 공동체가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지역사회의 소통과 협력·협치를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 많은 일이 있었다. 2019년을 보낸 소회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뜻하지 않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 어려운 시간,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송구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남은 기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한해는 경남경제 재도약의 토대를 쌓는데 주력해왔다. 약속드렸던 대형 국책사업이나 우리 경남의 오랜 숙원사업은 크고 작은 성과가 있었다.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속도를 높여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숙제다.

- 지난해 스마트산단, 서부경남KTX 등 가시적인 성과와 많다는 평이다. 지사가 꼽는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3대 국책사업이다.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스마트 대형항만 진해 유치, 스마트산단과 강소연구특구를 통한 제조업 혁신 등 약 20조원이 투자되는 3대 국책사업 확정으로 경남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든 한 해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설계용역비 150억 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에 어렵게 반영되었다. 2022년 조기착공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앞으로 이 사업을 어떻게 경남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어낼 것인지가 과제다.

스마트 대형항만인 진해 신항은 총 공사비가 12조원에 달하는 경남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신항 건설과 배후물류단지를 통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가 크다. 제조업의 물류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물류산업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 동북아 물류허브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스마트산단 선도프로젝트와 강소연구특구 지정으로 제조업 혁신에 가속이 붙었다. 4차산업혁명과 첨단 ICT 기술이 경남 제조업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창원국가산단이 대한민국 스마트 제조업의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강소연구특구도 전국 6곳 중 3곳이 경남에 지정됐다. 전기연구원과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등 기존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도 함께 힘을 모아 경남 제조업의 신(新)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대형 국책사업 추진 성과가 현장의 민생경제까지 따뜻하게 데우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새해가 중요하다. 경제 현장 중심으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

- 제조업을 살려야 경남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공장․산단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혁신 추진 상황은?

▶지난해는 3대 국책사업 추진과 함께 경남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든 한 해였다. 경남은 제조업이 지역 경제의 42%를 차지한다. 제조업 혁신 없이 경제 재도약은 불가능하다.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산단을 통한 제조업 혁신 전략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제조업 혁신에 대한 공감대는 많이 형성됐다.

스마트공장 보급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114개의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함께 하고 있다. 스마트산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SDS, 다쏘시스템, NHN 같은 국내외 첨단 ICT 대기업이 경남에 관심을 갖고 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수소차 연구를 담당할 동남 본부도 창원으로 왔다. 또 무인선박 규제특구도 지정됐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조선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시킬 것이다.

- 제조업 혁신의 다음 단계는 창업생태계 조성이라 강조했는데?

▶창업 생태계 조성은 경남 경제혁신의 또 다른 중심축이다. 창업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신사업창업 사관학교, 엔젤 투자 유치, 창업투자회사와 펀드 조성, 연구개발 성과와 연계한 실증사업 다양화, 동남권 단위의 투자유치(IR) 행사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했다.

경남 경제 재도약에 필요한 체계 정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경제산업진흥원, 관광진흥재단이 설립 막바지에 있고, 사회적경제 지원 조직 정비도 끝나가고 있다. 경남 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춧돌들이 틀을 잡아가고 있다. 새해에는 그 위에 기둥을 세우고 집도 지어 도민들이 직접 보고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

- 김해신공항 검증 과정이 생각보다 지지부진하다. 대책은?

▶동남권 신공항은 예산만 7조원이 넘는 국가 백년지대계다. ‘무조건 빨리’보다는 ‘조금 더뎌도 제대로’ 가야 한다. 안전과 소음, 환경 등 기술적인 문제는 당연히 중요하다. 더불어 동남권 초광역 경제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신공항이어야 한다.

김해공항 확장은 과거 국토부와 지방정부가 6번을 검토했으나 불가하다고 결론이 났던 사업이다. 지역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의 의혹이 강한 단 한번의 결정으로 앞뒤 돌아보지 않고 그냥 간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지금은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에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최종적인 결론은 기술적 검토 결과와 함께 관련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의를 통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김해 신공항보다 활주로 길이도 길고 V자가 아니라 11자 형이라 수용규모도 크다. 당초 김해 신공항으로 동남권 관문공항을 만들겠다던 이전 정부와 지방정부간 합의사항과도 맞지 않는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라는 애초의 합의정신으로 돌아가,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정부와 함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올해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여권 실세로 불리는 민주당 계열 첫 도지사로서 총선에 어떻게 대처하나.

▶경남도정은 도민 모두를 위한 일이다. 선거를 떠나 도지사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 할 것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지사인 만큼 도정 성과에 대한 평가를 선거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는 온전히 도민들께서 판단할 몫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도의 역할이기도 하다. 선거기간 동안 공직기강 확립을 통해 시비거리가 없도록 잘 관리하겠다. 바람이 있다면 내년 총선이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이 아니라, 경남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치열한 정책경쟁의 장이 됐으면 하는 것이다.

- 새해 도정운영방향은?

▶새해에는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며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핵심 키워드를 꼽자면 ‘청년’과 ‘인재양성(교육)’, ‘동남권 메가시티’이다.

모든 정책이 현장에서 도민들에게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현장 맞춤형, 문제 해결형 행정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유다. 민관 협력사업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발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체감도 높은 도정을 만들어 가겠다.

경남을 ‘청년특별도’로 만들겠다. 떠나가는 곳이 아니라 청년이 돌아오는 경남, 찾아오는 경남을 만들겠다. 지금처럼 청년들이 계속 서울로, 수도권으로만 몰려가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서울의 출산율이 전국 평균인 0.98보다도 낮은 0.76이다. 서울에 몰려든 청년들간 치열한 무한경쟁과 열악한 생활 여건을 이대로 둔다면, 대한민국도 과연 지속가능할지 의문이다.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청년특별도 경남’을 만들겠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사람, 인재’가 경쟁력이다. 경남도가 직접 나서서 대학과 민간 기업이 함께 ‘혁신인재’를 양성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 경남교육청, 대학과 함께 구성한 통합교육추진단을 중심으로 학교 교육의 혁신과 직업 재교육을 포함한 평생학습체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지역 공동체가 함께 길러내는 ‘교육특별도’를 만들겠다.

수도권 중력에 맞설 수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전국의 사람과 자금이 수도권으로 몰려가고 있다. 모든 기능이 집중되면서 생긴 ‘플랫폼 현상’이 수도권 블랙홀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국가적 폐해를 막아낼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동남권이다. 동남권에 새로운 ‘메가시티 플랫폼’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다. 新산업·교통·물류·관광·문화·환경·인재양성 등 전 분야에 걸친 동남권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 새해,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당부는?

▶‘위기(危機)’라는 말 속에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함께 들어있다. 위기 속에 늘 새로운 변화를 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혁신이 경남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고용률 등 일부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도 생기고 있다.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행정 재정의 역할을 최대한 높이겠다.

그러나 마지막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계와 시민사회의 활력이다. 행정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행정 혼자서 다 하겠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의 문제를 공동체가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새해에는 지역사회의 소통과 협력·협치를 보다 확대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rok18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