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박종훈 경남교육감 “교육공동체 모두 행복한 교육 구현"

전면 무상급식·교복 무상지원…‘무상교육’ 첫 단추 끼워
학생인권조례 무산…“사회적 의제 공론화 자체가 성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도교육청 제공) 2019.12.31 /ⓒ 뉴스1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경남에서 첫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전면 무상급식과 중학생 교복 무상지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공약한 ‘무상교육’이란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경남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며 무산된 것. 그는 “‘학생인권’이라는 사회적 의제가 만들어지고 공론화됐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과”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경남교육 가족을 위해 뛰고 있는 박 교육감은 새해는 ‘수업혁신과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현장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기해년이 저물었습니다. 지난 한 해 대표적인 업적과 소회는?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경남교육 가족 여러분들이 소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뤄지는 기쁨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올 한 해도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경남교육 가족 여러분과 지역사회에 힘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경남교육에 여러 가지 성과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무상교육 확대, 학생안전, 교권보호 3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올해 무상급식이 전면 시행되었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고교 무상교육의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이는 교육의 책임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뜻을 같이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학생안전입니다. 가방안전덮개를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경남의 스쿨존 교통사고 발생률은 전국 최저 수준입니다. 함께 해주신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입니다. 지난해 9월 학생안전체험교육원을 개관했고, 체험형 안전교육으로 경남의 모든 학생들의 안전을 더 확실하게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교권보호입니다. 교권은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 제공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2019년을 ‘교권보호의 해’로 선언하고 3월에 교권행복드림센터의 문을 열었습니다. 교권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교사들이 치유받고 건강하게 학교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예방–치유–복귀 프로그램을 적극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남교육청은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하고,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가장 아쉬웠던 사업이나 정책은?

▶올해 가장 아쉬운 일은 경남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입니다. 다양한 논의와 광범위한 의견수렴, 법제심의위원회의 꼼꼼한 심의를 거친 경남학생인권조례 최종안을 지난 4월26일 경남도의회에 제출했지만, 5월15일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부결됐습니다. 학생인권조례의 내용보다는 사회적 갈등이 부각돼 아쉬움도 있고, 아직도 우리 사회가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생각하기보다는 훈육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한계도 느꼈습니다.

비록 조례는 제정되지 못했지만 지난 1년간의 조례제정 추진과정은 인권의 가치와 교육적 의미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적 갈등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과정에서 ‘학생인권’이라는 사회적 의제가 만들어지고 공론화됐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새해 경남교육의 운영 방향과 계획은?

▶2020년은 경남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합니다. 특별히 2020년 경남교육에서 강조할 점을 교육의 내용적 측면과 행정적 측면 2가지로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교육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수업혁신과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드는 일에 힘쓸 생각입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만나는 수업은 교육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수업, 그래서 스스로 깨닫고 느끼는 배움 중심의 수업을 더욱 알차게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행정적인 측면에서는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의 행정업무를 대폭 줄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행정의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김해·진주·밀양·의령·고성·함양 6개 교육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시범운영합니다.

학교통합지원센터는 계약제 교원과 방과후학교 강사 채용, 현장체험학습 업무지원, 시설유지와 보수 등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행정업무를 지원할 것입니다. 학교통합지원센터는 교원의 업무경감을 통해 학교가 수업혁신과 교육과정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무상교육 전면시행처럼 교육협치의 큰 성과를 남긴 경남도청과의 협력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특히 경남도청과 함께 만든 ‘통합교육추진단’ 활동에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 경남학생인권조례가 무산되고 교육인권경영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교육인권경영은 어떤 개념인가요?

▶‘교육인권경영’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인권친화적 문화를 바탕으로 민주적인 학교를 가꾸는 것입니다. 단순히 지식전달과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율’, ‘존중’, ‘연대’의 민주시민역량을 기르는 것은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돼 친구들과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교육의 바탕이 됩니다.

2020년 3월 중 경남교육청 제2청사에 ‘교육인권경영센터’의 문을 열고, 사무관·장학사·변호사·상담 등 전문인력을 갖춰 본격적인 교육인권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육인권경영센터는 교육공동체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허브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 2007년 황금돼지해에 출산율이 급등하면서 직전 해에 비해 학령인구가 많이 늘었습니다. 이들이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면서 수용할 학교나 가르칠 교사의 부족 등이 우려되는데요.

▶2007년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600여명 정도의 중학생 수 증가가 예상됩니다.

이는 수년간 저출산 추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던 중학생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학생 수는 불과 2년 전인 2017년에 비해 2000여명 이상 적은 수치입니다.

그동안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교실의 여유가 있는 학교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를 활용하고, 필요 시 학급당 인원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통해 중학생 배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학교 입학 학생 수는 늘어나지만 경남 전체 교원 수는 줄어들어 교사들의 수업 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학생을 가르칠 교사가 없어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마산 가포고 북면 이전부터 최근 (가칭)‘북면1고’ 신설 확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먼저 지역 최대 현안인 북면1고 신설 건이 이번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통과에 적극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 학부모 등 교육가족과 창원시, 경남도 등 지자체, 지역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육청은 ‘모든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보장’이 모든 정책의 기본임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북면 지역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불편 해소와 통학 안전 확보를 위해 북면신도시 고교 설립을 최우선 현안 과제로 선정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창원 제1학교군 전체 기준으로 학생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북면신도시 고등학교 신설은 적정하지 않다는 교육부와 중앙투자심사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교육청은 창원시와 ‘북면1고 설립 업무 협약’을 체결해 학교 신설경비 357억원 중 경남교육청이 용지비와 시설비 등 204억원을, 창원시가 시설비 중 일부인 120억원을 부담하는 등 학교 신설경비 전액 자체부담 안을 마련했습니다.

또 북면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창원 제1학교군과 분리된 북면학구 신설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번 중앙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했습니다. 2023년 3월1일자로 북면1고가 예정대로 차질없이 정상개교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경남교육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2019년은 경남교육이 많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본격적인 무상교육시대를 열어 학부모님의 교육비부담을 덜고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교육현장이 더 안전하고 따뜻한 배움터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도민의 관심과 지지, 교육가족들이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학년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까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초등 기초학습보장, 중학교 자유학년제 전면 시행, 고교학점제 준비와 시행 등으로 매우 바쁠 시기입니다. 경남교육청은 교육현장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뒷받침하는데 교육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활동이 더 풍성해지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2020년 새해에는 소원하시는 일들 모두 이루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rok18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