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실종·가출인 신고 왜 급증할까…데이터화·이영학 여파?
2018년 9837명으로 전년보다 36.4% 늘어나
15개 일선서 실종전담팀 구축…골든타임 확보
- 조아현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 지난해 12월3일 오전 9시쯤 실종자의 어머니 A씨(72·여)가 지구대를 방문했다. 잠든 사이 집 밖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딸 B씨(41)를 찾아달라는 호소였다. 실종자는 지적장애 1급에 각종 합병증으로 통원치료를 받고있던 상황이었고 휴대전화도 놔둔 채 사라져 행선지를 특정하기도 힘든 상황. 경찰은 실종팀과 타격대, 지역경찰 등을 동원해 합동수색을 벌였고 나흘만인 같은 달 7일 오후 3시쯤 부산진구 전포동 인근에서 B씨를 발견했다.
# 지난해 3월30일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치매환자인 시어머니가 집에서 사라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실종팀 전원을 현장에 파견하고 경찰에 최초 신고한 며느리 C씨(60)의 주거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영상을 집중 분석했다. 경찰은 구역을 나눠 합동수색을 하던 중 이날 오후 9시30분쯤 광안동의 한 길가를 배회하다가 앉아있는 시어머니 D씨(78)를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지난해 1년간 실종자와 가출인 신고건수가 전년보다 무려 2600여건(36.4%)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부산지역 실종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실종자와 가출인 수는 △2016년 7072명 △2017년 7213명에서 2018년에는 9837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실종자(실종아동, 지적장애인, 치매환자)는 △2016년 2589명 △2017년 2727명 △2018년 3676명이며, 가출인은 △2016년 4483명 △ 2017년 4486명 △2018년 6161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와 가출인 신고건수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뭘까.
경찰은 2017년 11월 실종전담체계를 구축한 후 실종·가출사건을 매일 관리하고 있다. 종전에는 가출이나 실종신고로 현장으로 출동했다가 당사자를 금방 찾거나 반복적으로 실종되는 경우에는 데이터 집계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실종전담체계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부터 112에 접수되는 관련신고 사례는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남기기 위해 경중을 따지지 않고 집계항목에 포함하고 있다.
경찰은 2017년 10월 실종자가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발견되면서 범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이영학 사건'도 신고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피해 여중생의 부모는 경찰에 딸의 행방을 찾는다는 실종신고를 했지만 6일이 지난 뒤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전국적인 사회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가해자 이영학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되면서 이후 실종신고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치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출인 신고건수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올해부터 실종전담팀을 부산지역 15개 경찰서에 모두 배치했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사건도 함께 처리하던 인력을 따로 분할해 수사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하루이틀 지나면 들어오겠지'라고 다소 안일하게 생각하고 신고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112에 신고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긴 하지만 차츰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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