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선거전, '미투 논란'으로 막판 혼탁

사라진 정책·공약…고소·고발 난무 우려 커져
“단일화·미투 문제로 교육감선거 본질 흐려”

6·13지방선거 경남교육감 후보 (맨 왼쪽부터)김선유, 박성호, 박종훈, 이효환.ⓒ News1

(부산·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6·13지방선거를 5일 앞두고 경남교육감 선거전이 후보간 고소·고발로 얼룩지면서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여론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꼽히는 박종훈 후보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제기되면서 점입가경이다.

이번 미투 의혹은 같은 교육감 후보인 이효환 후보가 “내 아내가 박종훈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면서 불거졌다.

◇깜깜이 선거에 사라진 정책·공약들

이번 교육감 선거는 드루킹 사건의 경남도지사나 보수 분열의 창원시장 등 다른 선거에 비해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졌다.

사정이 이런데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미투 의혹으로 정책 공방은 예전보다 더 찾기 힘든 모습이어서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경남교육감 선거에는 모두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과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박종훈 현 교육감, 이효환 전 창녕제일고 교장 등이다.

각각 후보들의 대표 공약으로는 △김선유 후보의 유치원 무상교육실시 △박성호 후보의 온종일 돌봄 교실 △박종훈 후보의 미래교육테마파크 조성 △이효환 후보의 경남교육청 서부청사 설립 등이 꼽힌다.

정당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투표용지에 기호도 따로 없기에 지자체장을 뽑는 선거 보다 더욱 정책 선거전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8일까지도 경남교육감 선거는 비난과 비방, 고소·고발, 의혹과 진실공방이 난무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종훈 후보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진실공방

이날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효환 후보는 ‘박종훈 후보는 이제 그만 사실을 인정하고 자백하라’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 열린 이 후보의 아내 하연미씨와 박종훈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후속 입장 발표다.

앞서 하씨는 “2007년 2월9일 저녁 8시쯤 박종훈 후보가 교육위원일 당시 저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강제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허무맹랑한 소설을 만들어 교육감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면서 “더 이상 저와 저희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 사건은 진실공방으로 번졌고, 박종훈·이효환 후보간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볼썽사나운 선거전이 됐다.

박종훈 후보 측은 검찰에 허위사실 혐의로, 하씨는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서로를 고발·고소했다.

또 김선유·박성호 후보들은 이 상황을 이용해 박종훈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자신의 선거 판세에 유리하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이효환 후보 측은 박성호 후보 측에서 ‘박종훈 후보 미투 의혹’ 관련 기사를 유권자들에게 공유하며, 마치 이 후보 측에서 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오해를 샀다고 주장했다.

박종훈 후보 측 역시 미투 의혹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이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광범위하게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선유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 후보 측에서는 기자회견에서 하씨에게 위로의 인사를 했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당시 전화를 걸어 하씨에게 위로의 인사 몇 마디하고 끊은 것뿐인데 이를 기자회견까지 열어 선거에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선거 후반에 들어서 폭로된 이 사건이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선거를 뭉뚱그리 덮어 버렸다는 것이다.

◇“유권자들 의식이 깨어야 해…냉철히 판단해야”

창원대학교 법학과 김명용 교수는 이번 교육감 선거가 본질을 흐리는 사안이 많다고 평가 했다.

그는 “단일화·미투 문제로 교육감선거의 본질을 흐리는 부분이 있어 걱정이다”며 “교육감선거가 깜깜이 선거라고 하는데, 교육감은 인사권뿐만 아니라 재정권도 많이 가져 있기 때문에 도민들과 이해관계가 많다. 유권자들이 정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너무 첨예하게 진보·보수로 나눠져 있는데 교육만큼은 합리적으로 원만하게 교육문제 해결할 수 있는 분이 교육감으로 돼야한다”며 “교육자 출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 같은 경우 교육수장들을 정치력 있는 사람으로 뽑는다. 큰 틀에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보책자나 교육가족들에게 물어서 그분이 살아온 길과 철학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선거활동을 하면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이 보완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자녀를 둔 창원 반림동 시민 정모씨(45)는 “학부모 입장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를 지켜보니 정책과 공약은 뒤로한 채 네거티브로 얼룩져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생각해서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들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원 시민 박모씨(30)는 “교육을 대표하겠다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게 어른입장에서 부끄러울 따름이다”며 “정말 다시 한 번 선거에 중요성을 느끼고, 유권자의 권리로 우리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감을 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ok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