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好~ 야시장이 뜬다] 만남의 장 '부산 초량야시장'

100년 넘은 역사…부산역 5분거리 약속장소 딱~
케냐· 터키· 일본· 베트남…세계의 맛·문화 만끽

편집자주 ...야시장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대구 교동 도깨비야시장에 이어 6월 서문시장 야시장, 7월 춘천 번개夜시장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야시장이 먹거리·살거리·볼거리 제공으로 침체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점포를 바꾸고 스토리를 입히는가 하면, 젊은 상인들을 내세워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스산했던 시장골목이 화려한 불빛을 내뿜으며 왁자지껄한 밤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청년상인 육성과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17년까지 40개의 글로벌야시장도 만들어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뉴스1은 야시장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박기범 기자 = 시끌벅적한 시장은 만남의 장소다. 나와 다른 이들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풍요를 더한다.

부산에 이 만남의 시장을 재현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이다.

초량전통시장은 일제 강점기에 동구 초량동에 상인들이 모여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으로 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관광객들이 처음 만나는 부산인 ‘부산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이들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와 만남의 장이 되는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은 연중무휴로 오후6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된다.

부산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새로움을 만나고 싶은 부산시민이라면 초량전통시장야시장을 방문해보자.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 ⓒ News1

◇ 새로운 만남의 장

초량전통시장은 부산역에서 길을 건너 맞은편은 간 뒤 5분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관광객들은 부산의 모습을 오롯이 안고 있는 전통시장야시장 입구에서는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과 초량의 자랑 초량밀면, 바다를 벗 삼은 부산의 음식 부산오뎅(어묵)을 맛 볼 수 있다.

초량전통시장야시장에서는 부산의 맛 외에도 다양한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초량전통시장은 다른 시장과 차별화를 위해 외국문화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 현재 야시장을 지키는 매대(점포) 9개는 해외의 다양한 문화를 담고 있다.

방문객들은 케냐에서 건너온 장신구부터 터키(아이스크림, 케밥), 일본(타코야키), 베트남(베트남 만두), 스테이크 등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를 맛보고 감상할 수 있다.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에서 베트남전통 만두 '짜조'를 판매하는 ‘소은이네’의 주인장 웅우엔티히엔씨. ⓒ News1 여주연 기자

매대를 지키는 외국인 사장님(?)에게도 이곳은 만남의 장이다.

멀리 타국에서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이를 통해 한국인, 지역주민들과 호흡하며 새로운 만남의 삶이란 의미를 더한다.

베트남전통 만두 짜조를 판매하는 ‘소은이네’의 주인장 웅우엔티히엔씨.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온 웅우엔티히엔씨는 한국에 온지 3년8개월 된 새댁이다. 아이의 이름을 딴 이 가게는 한국어 교육의 장이자 한국과 베트남을 삶을 동시에 만끽하게 해주는 곳이다.

옹우엔티히엔씨는 “저녁을 무료하게 보내는 저를 위해 남편이 장사를 추천해줬다”며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많은 분들과 대화할 수 있어 좋다”며 웃어보였다.

케냐에서 온 오프라(41)씨 역시 한국에서 공부하는 남편을 따라 와 한국생활 6개월의 초보자이다.

오프라는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케냐 전통 장신구를 판매하고 있다”며 “부산이란 낯선 곳에서 케냐(장신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해 기분이 좋다. 아직 한국말이 부족해 어렵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지난 만남을 더욱 뜻깊게 하는 곳이다.

타코야키를 판매하는 이원웅씨(36)와 황태경씨(35) 부부는 첫 아이가 생기면서 야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씨는 “김해에서 타코야키를 판매했었는데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11시가 넘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아이가 생기면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 익숙한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부가 타코야키를 판매하는 동안 28개월 된 아이는 시장 이모들의 안전한 보호아래 있다. 이들에게 시장은 아이에게 더 많은 가족과의 만남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에서 케냐 장신구를 판매하는 오프라씨. ⓒ News1 여주연 기자

◇ 문화·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통시장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은 지난 1일 부산 동구청에서 전통시장 상인회로 운영권이 이전됐다.

상인회는 운영을 맡으면서 야시장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진행과 함께 편의시설 확보에 나섰다.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은 부산 내 다른 야시장에 비해 편리하다. 사람이 몰려 복잡한 다른 야시장과 달리 매대 가운데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먹고 싶은 음식을 편히 앉아서 즐길 수 있다.

전주에서 온 김현준(20), 최우진, 장세훈 세 친구는 “외국 음식이 있어 신기했다”며 “친구들과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른 뒤 편히 앉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 매대 가운데 마련된 테이블에서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 News1 여주연 기자

이 같은 편리함은 부산을 떠나는 이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물한다. 부산역과 가깝다 보니 기차가 출발하기 전 부산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서울에서 온 최미선씨(27)는 “기차 시간이 잠깐 남아 야시장은 방문했다”며 “부산을 떠나기 전 밀면과 짜조를 먹었는데, 여행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시장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야외 특별 음악회가 열린다.

상인회가 마련한 이벤트로 가수들은 현장에서 고객들의 사연을 직접 읽어주고, 신청곡을 불러준다.

김종진 상인회장은 “다른 곳과 달리 부산음식부터 세계의 여러 음식을 맛보고,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만큼 보다 많은 분들이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 초량전통시장 야시장에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6시부터 8시까지 음악회가 열린다.(초량전통시장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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