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LCT '청약열기', 본 계약까지 이어질까?"
부산지역 웃돈 노린 ‘묻지마 투자’ 기승…청약률 높지만 미분양 속출
인근 부동산 '58평형 프리미엄 5000만-7000만원…실제 거래는 없어'
- 조탁만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조탁만 기자 = 전국 최고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던 해운대 엘시티가 최종계약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는 부산지역에 최근 분양된 아파트 대다수가 높은 청약률을 보였으나 실제로는 계약률이 떨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해 엘시티도 정식계약단계에서는 높은 분양가로 인해 계약포기자들이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부산지역의 높은 청약 열풍 이면에는 프리미엄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엘시티PFV는 지난 22일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1순위 청약률이 지난주 평균 17.2대1로 예상외의 기록을 나타났으며, 이날 1순위 당첨자를 견본주택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당첨자를 발표하자마자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3000만원~7000만원까지 형성된다는 것이다.
특히 58평형 로얄층의 경우, 프리미엄이 6000만~7000만원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동이라도 저층과 고층 및 라인마다 프리미엄 차이를 보였다.
A동 3라인(75평형)만 두고 층별로 비교해보면, 77층은 분양가 23억2800만에 프리미엄 5900만원, 34층은 분양가 22억6700만원에 프리미엄 4900만원, 24층은 분양가 19억 1100만원에 프리미엄 3600만원으로 각각 형성됐다.
이처럼 실제로 당첨자 발표 당일인 지난 22일부터 고가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데는 이유가 있다.
엘시티가 고소득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지만 실거주자보다는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사람이 10여명의 명의를 빌려 청약에 당첨되면 100만~200만원 정도를 지급해준다”며 “하지만 청약에 당첨되고 프리미엄을 받게 되면 남는 장사라서 이같은 행태가 만연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이 프리미엄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청약을 하는 투기꾼들뿐 아니라 시행사가 친인척 등 특정인에게 부를 축적하게 하는 행태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시행사가 부동산에 프리미엄 정보를 흘리면서 부동산 업계에서 웃돈을 책정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운대 엘시티 더샵’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앞으로 물량은 줄어들고 프리미엄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추천하고 나섰다.
심지어 실제 청약자들의 당첨 발표 후 계약을 하기도 전에 미리 내놓은 매물들을 추천하며 호객행위를 했다.
해운대 엘시티 더샵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30층 이상이 조망권이 좋다. 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 물량이 금방 없어진다”며 “A동 4호라인 15층 프리미엄이 3500만원인데 500만원을 깍아주겠다”며 흥정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지역에서는 투자수요의 비중이 높아 두 자릿수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계약과정에서 실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계약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미분양이 속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지난달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는 청약당시 2만7000여명이 몰려 6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1순위 청약을 마감했지만 577가구 중 173가구의 미분양분이 남아있다.
또 지난 7월 부산진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약당시만 해도 5만3000여명이 몰려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30%이상이 실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엘시티의 경우 투자수요는 상당하지만 정작 고가아파트의 수요층이 탄탄하지 못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분양가가 가장 높다. 내년 미국금리 인상 등으로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지금보다 하락하게 되면 오는 2019년 입주자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언(34)씨는 “LCT에서 광고·홍보비로 200억 정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이유는 광고를 통해 투기를 부추겨야 분양이 잘돼서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을 경우 미분양률이 높아지거나 장기화 되는데 이는 결국 판촉비용이 불어나고 그만큼 사업성은 악화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초기 흥행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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