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음악에 몰입하는 순간들이 바로 명상"…7월 7일 선명상음악회
웅산이 설계한 다섯 단계 음악명상…재즈·국악 한 무대
1000명이 함께 호흡한다…'나를 찾아가는 길' 음악회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음악과 음악 사이에 흐르는 빈 공간조차 관객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수행자의 한 사람이 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명상음악회 음악감독을 맡은 재즈 가수 웅산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이번 공연은 선명상 공연이기 때문에 곡 사이의 곡 소개나 멘트를 최대한 배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즈와 국악, 클래식을 결합한 100분 공동수행형 선명상음악회가 7월 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웅산 예술감독은 곡 사이의 침묵까지 명상의 일부로 구성해 관객이 자신을 돌아보는 치유의 시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재즈가 연주자와 관객, 공간을 하나로 묶는 힘에서 출발했다. 웅산은 비 내리는 사찰 음악회에서 자리를 지킨 관객과 눈물을 흘린 노스님의 모습이 선명상음악회를 구상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웅산은 "몇 해 전 용문사에서 산상음악회를 했는데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음에도 그곳에 있던 분들이 한 분도 돌아가지 않고 비를 맞으며 함께했다"며 "제 음악을 듣고 한 노스님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재즈 음악이 가진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즈는 히트곡이 없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음악일 수 있지만 어떤 공간에서 그 공간과 가장 하나가 되도록 만드는 멋진 감상을 만들어주는 음악"이라며 "재즈를 모르는 사람들과도 함께 감동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멈춤', '바라봄', '비움', '감사함', '깨어남'이라는 다섯 단계로 이어진다. 곡을 설명하는 말은 줄이고 음악과 침묵, 호흡을 연결해 관객이 공연의 감상자를 넘어 수행자로 참여하도록 설계했다.
웅산은 "이번 공연은 선명상 공연이기 때문에 곡 사이의 곡 소개나 멘트를 최대한 배제했다"며 "음악과 음악 사이에 흐르는 빈 공간조차 관객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수행자의 한 사람이 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7시부터 명상 가이드와 호흡 유도를 포함한 리트릿을 진행한다. 본공연에서는 '비나리', '로스 파하로스 페르디도스'(Los Pajaros Perdidos), '리멤버런스'(Remembrance),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아쟁 산조', '모란', '컬러스'(Colors), '아임 낫이어 버터플라이'(I'm Not a Butterfly) 등 13곡을 들려준다.
'나는 나비가 아닙니다'는 웅산이 코로나19 시기 슬럼프를 거쳐 완성한 자작곡이다. 이 곡은 공연 후반부에서 타인의 시선과 편견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웅산은 "제가 만든 곡 가운데 '나는 나비가 아닙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곡이 있다"며 "편견 속에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깨어 있고 살아 있으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 강제로 슬럼프를 겪으면서 가사를 먼저 썼지만 2년 동안 곡이 붙지 않아 쓰고 버리기를 반복했다"며 "2년쯤 지나 아침에 피아노 앞에 앉아 그 곡을 부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웅산은 재즈에 국한하지 않고 트로트와 전통음악, 클래식까지 선곡의 폭을 넓혔다. 부모의 사랑과 감사함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부모은중경'의 가르침을 트로트곡 '모란'으로 풀어낸다.
웅산은 "부모은중경의 긴 내용을 모두 들려드릴 수 없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거대하고 위대한지를 가장 단순하게 전할 수 있는 곡으로 '모란'을 선곡했다"며 "음악을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장르의 벽을 굳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쟁연주자 신현식은 연주 행위 자체를 공기의 진동을 만지고 내면에 집중하는 명상의 연속으로 봤다. 서양음악과 국악의 경계를 넘어선 이번 무대에서는 시나위를 한국적 즉흥성과 수행성이 만나는 재즈로 해석한다.
신현식은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연주 자체는 늘 명상의 연속"이라며 "음악은 공기의 파동과 진동을 통해 귀에 들어가기 때문에 저는 늘 공기를 만지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음악의 시나위는 신과 내가 노는 매체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음악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순간이 곧 선명상이라는 것이 공연의 핵심이다. 음악을 방편으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까지 내면의 시선을 깊게 가져가도록 유도한다.
국민평안선명상중앙본부장 일감스님은 "음악을 들으면 우선 귀를 통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며 "그 집중을 만드는 음악 중에서도 재즈가 상당히 유리한 점이 있다. 내면으로 집중하게 하는 방편이 음악"이라고 말했다.
일감스님은 "프로그램 제목이 '나를 찾아가는 길'인 만큼 음악으로 집중하게 하고 집중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하려 한다"며 "그 과정에서 내면으로 들어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더 깊은 질문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재즈와 선명상은 무엇을 잘하거나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흐름 속에서 고요함을 찾는다는 점에서 맞닿는다. 즉흥연주도 무질서가 아니라 자신과 상대의 질서를 인식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웅산은 "재즈도 음악을 하기 전에 내가 잘해야겠다거나 멋지게 보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재즈가 되지 않는다"며 "선명상에서도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번뇌가 들어오는 순간 이미 명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내려놓고 흐름 속에서 고요함을 찾아가는 점에서 선명상과 재즈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사전 초청 방식으로 무료 운영한다. 군인과 경찰, 소방관, 교사 등 감정노동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업군과 정서적 휴식이 필요한 시민을 대상으로 하며, 웅산과 신현식, 백경우, 이정식, 이아람, 김규식, 이봉근, 강선일, 강재훈, 황호규, 최우준, 신동진 등이 출연한다.
웅산은 이번 무대를 종교의 경계를 넘어 음악으로 치유와 명상을 경험하게 하는 첫걸음으로 규정했다. 그는 "희망컨대 매년 많은 분을 찾아가 음악으로 치유의 시간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번 선명상 콘서트가 좋은 레퍼런스가 돼 대중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ar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