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파 종정예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딨나. 평상심만 지키면 누구나 부처"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추대 간담회 24일 통도사 개최

중봉 성파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예하ⓒ 뉴스1

(양산=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평상심이 바로 도(道)다. 평생 그 교훈을 지키면서 살았다. 중생과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에서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이 다 부처가 될 소지가 있으니 알아서 행하시길 바랍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宗正)은 24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평상심이 좋은데 평상심이 도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하는 얘기"라며 "그래도 모르는 분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이같이 말했다.

종정은 조계종의 모든 종도들은 종정께 '스님'이라는 호칭 대신 그 가르침에 따른다는 의미로 '예하'라 칭하고 있다. 성파 종정 예하의 임기는 지난 26일부터 5년이며 한차례 중임할 수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이기도 한 성파 종정 예하(猊下)는 지난 해 12월1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宗正)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종정은 조계종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갖는다.

그는 "종정은 개인이 아니라고 합디다"라며 "종정으로 어떻게 살지 방향 등을 설정해놓지 않아서 앞으로도 형편에 맞게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종정이라고 해서 조계종을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덕 높으신 스님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종정 예하는 통도사 내 암자인 서운암(瑞雲庵)에서 옻칠화·서예·한지공예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전시해 예술을 통한 포교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예술가도 아닌데 언론에서 부풀려 띄운 게 아닌가 싶다"며 "종정에 오르려고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옆에서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봉 성파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예하ⓒ 뉴스1

종정 예하는 계율을 관할하는 전계대화상을 위촉할 수 있으며 종헌종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포상과 징계의 사면·경감·복권을 행할 수 있다. 종단 비상시에는 원로회의 재적 3분의 2 이상의 제청으로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다. 임기는 5년이며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그는 "항상 청규 규율을 따르고 화목하며 지혜로서 두루 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교시를 내렸다. 성파 종정 예하는 "교시는 종단 내 출가승려에게 당부하는 말"이라며 "출가승려는 성씨 다르고 출신도 다른 사람들이 모인 특별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파 종정 예하는 1975년 첫 안거를 시작해 26차례나 안거를 완수한 선승이다. 안거는 일정 기간 외출 없이 외진 장소에서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는데 왜 중국사람만 부처가 되고 우리나라 사람은 부처가 될 수 없나"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딨나. 마음이 있으며 다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파 종정 예하는 1939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조계종 제9대 종정을 지낸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종단 국회격인 중앙종회 의원과 통도사 주지 등을 지냈다. 2014년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했으며 2018년 영축총림 방장으로 추대됐다.

한편, 대한불교 조계종은 제15대 종정으로 추대하는 법회를 오는 30일 서울 조계사에서 개최한다. 이날 추대법회에는 스님들과 정치, 경제, 사회 분야 지도자들과 함께 성파 스님과 가까운 문화계 인사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