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81명·복자 9명…교황들의 시복·시성은?

20세기 들어 활발…다른 이들처럼 엄격한 시복시성 절차 밟아야

성인품에 오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천주교 서울대교구) ⓒ News1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바오로 6세 교황이 시복됨에 따라 가톨릭교회의 역대 교황들 중 성인은 81명, 복자는 9명이 된다.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와 생존해 있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제외한 역대 교황 수는 264명이다.

교황직을 수행했다고 자동으로 성인이나 복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황들도 다른 이들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복자품과 성인품에 오를 수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강우일)에 따르면 초기 교회의 교황들은 대부분 성인으로 추대됐다.

초대 교황 베드로부터 제35대 율리오 1세(재위 335~352)까지의 교황들은 모두 성인 호칭을 받았고, 제105대 니콜라오 1세(재위 858~867)까지의 교황들 중 성인 호칭을 받은 이는 74명이다.

이 시기의 교황들은 오늘날과 같은 시복시성 절차를 밟았던 것이 아니라 후대인들의 공경에 힘입어 로마 전례력이나 순교록에 등재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후의 교황들은 제152대 교황 레오 9세(재위 1049~1054)를 제외하면 시성 기록이 존재한다. 복자 교황들은 시복 절차를 밟은 뒤 후대의 교황들에 의해 시복됐다.

중세 이후 성인 교황의 탄생은 드물었던 반면 20세기의 교황들은 8명 중 3명이 성인품에 올랐다.

1954년 성 비오 10세 교황(제257대·재위 1903~1914), 2014년 성 요한 23세 교황(제261대·재위 1958~1963)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제264대·재위 1978~2005)이 나란히 시성됐다.

비오 10세는 교회법전과 성무일도서를 개정하고 교회의 정통성을 수호했다. 요한 23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해 가톨릭교회 현대화의 시작을 알렸고, 요한 바오로 2세는 세계 평화의 사절로 활약했다.

20세기 교황들의 시복시성이 활발한 이유는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이념 대립이 이어진 격변기에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데에 기여한 교황들의 업적을 꼽을 수 있다.

또한 기록수단의 발달로 교황들의 기록이 자세히 남겨지고 대중매체의 발달로 전 세계의 신자들이 교황의 행보와 인품을 보며 공경하게 된 것도 시복시성을 활발하게 한 이유로 분석된다.

요한 23세는 역사상 최초로 TV를 통해 즉위식을 중계하면서 전 세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요한 바오로 2세도 바티칸에서의 활동과 해외 순방 소식을 전하면서 세계의 신자들에게 친근한 인물이 됐다.

요한 23세는 2000년 시복 이후 시성 조건을 충족할 기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의 덕행과 신자들의 공경을 감안해 시성이 결정됐다.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했을 때 여러 나라의 신자들이 바티칸에 모여와 'Santo Subito!(즉시 시성!)'를 외쳤던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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