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고] 美 샌프란시스코 유기동물보호소 가보니

글·이재희 대학생(성균관대 경영학과 3학년)

미국 유기동물보호소 San Francisco Animal Care&Control 내부. 사진 성균관대 개척자들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정리=최서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는 미국 내에서도 동물복지가 잘돼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17년 초 펫숍에서 유기동물만 팔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동물보호소나 동물보호단체에서 구조한 개와 고양이만 판매가 가능해졌고 8주 미만의 강아지나 새끼고양이의 판매도 금지됐다.

이 법안에서 눈 여겨 볼 점은 기존의 합법적, 윤리적인 사육자들의 사업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불법사육장이나 강아지공장이 수익을 위해 동물을 처참하고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대량으로 사육해 상업적으로 공급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제정됐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샌프란시스코시의 유기동물 구조 및 관리시스템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본받을 만하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관리되는 유기견보호소 시설 및 시스템은 어떨까. LG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에 당선돼 해외 탐방의 기회를 얻은 성균관대학교 개척자들팀(이재희, 신비우리, 김지훈, 김성준)이 샌프란시스코 케어 앤드 컨트롤(San Francisco Animal Care & Control)에 방문해 그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San Francisco Animal Care & Control 내부 모습. ⓒ News1

San Francisco Animal Care & Control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 내 유기동물 보호시설이다. 개나 고양이 뿐 아니라 비둘기, 토끼 등 시내에서 발견된 길 잃은 동물이라면 가리지 않고 데려다 관리한다. 실제로 이 시설에서 관리하는 동물의 수는 약 8000 마리에 달한다.

유기동물들이 보호시설에 입소하면 전문 수의사들이 진료를 하고 동물등록을 위한 마이크로칩을 삽입한다. 또 행동 교정까지 진행해 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 좋은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예산이나 시간의 제약에 쫓기지 않고 충분한 시간 동안 천천히 제대로 이뤄진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이 충분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이곳에 지원하는 세금은 연 650만달러(한화 72억5725만원)다. 아직 동물 관련 복지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동물복지에 투자하는 세금이 곧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지원금이 많다. 이 보호소에서 실시하는 안락사율은 항상 10% 이하로 유지된다. 예산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안락사율이 높은 우리나라 보호소와 비교된다.

동물행동전문가가 늘 이 시설에 상주하고 규칙적인 놀이 활동을 통해 동물의 사회화를 돕는다. 시설 옆에는 넓은 운동장이 마련돼 있어 동물들이 주기적으로 넓은 공간에서 뛰어 놀며 사회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San Francisco Animal Care&Control 내 시설에는 동물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이 있다. ⓒ News1

또 하나 눈 여겨 볼 점은 예비 입양자와 예비 반려동물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시설 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예비 반려인에게 동물에 대한 정보를 교육하고 주입하는 것을 넘어 그 둘이 독립된 공간 내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돕는다. 마치 예비 주인과 동물의 소개팅 장소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사용하는 동물 관리 소프트웨어를 소개받았다. 동물이 입소한 순간부터 그들의 특징들을 낱낱이 적어 모든 관리인들이 그 정보를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그 동물이 받은 의료 수술 및 행동 교정 기록, 심리 및 성격 사항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이러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관리하면서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동물의 입소부터 입양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감 있게 진행하는 San Francisco Animal Care & Control 보호소를 견학하면서 느낀 것은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우리나라 동물보호소의 개선이 아주 시급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열악한 보호소보다 한층 개선된 강동 리본센터와 같은 유기견보호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부 차원에서의 충분한 예산 확보, 언제든 상주하며 동물들을 돌볼 수 있는 전문인력, 좁은 케이지 외에도 동물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예비 반려인과 동물들이 교감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 마지막으로 그들의 관리를 위한 철저한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까지. 이 모든 것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먼저 동물과 우리 삶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 인지하고 그 필요성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왼쪽부터 김성준 이재희 Deb Campbell(보호소 소장) 신비우리 김지훈 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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