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정말 쓰다듬어주는 걸 좋아할까?

[펫스쿨] 반려동물 긍정 강화 교육에 대하여④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형견이 집을 나와 지나가는 행인을 물거나 어린이를 물어 다치게 한 사고다.

이 사고들은 개의 문제로만 돌리기엔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견주들의 부족한 지식과 반려견을 사랑하는 애견인들의 잘못된 행동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애견인들이 ‘반려견은 사람이 쓰다듬어주는 행동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만난 반려견을 무작정 만지는 이유다. 하지만 그런 행동으로 인해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사람을 문 반려견은 이후 무는 행동을 습관처럼 하기도 한다. 특히 소형견종이 그렇다.

개들은 서로를 쓰다듬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서로 몸을 접촉하는 경우는 발정이 났을 때와 어미가 새끼를 낳았을 때, 싸움이나 사냥을 할 때이다. 이 행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성되는데, 이로 인해 개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본능행동들은 시작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이 존재한다. 수유 시기가 끝나면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 않는 것이 그 예다.

쓰다듬는 행동을 좋아하는 것은 학습에 따른 것이다. 반려견에겐 선천적으로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자신을 만지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반려견들은 스킨십을 학습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곤 반려견들은 스킨십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반려견 보호자들 중에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먹이를 주면서 쓰다듬는 행동이다. 먹을 것을 주며 쓰다듬을 때 반려견들은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보이곤 하는데, 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개들끼리는 무언가를 먹고 있을 때 접촉한 개와 종종 싸움을 벌이곤 한다. 반려견들은 먹을 때 서로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개가 보호자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신뢰가 쌓이지 않은 반려견을 만지는 것은 우리가 길에서 처음 만난 어린이에게 다가가 아무 말도 없이 머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 그 어린 아이는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다. ‘예뻐서 만졌다’는 말은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반려견 전문가들은 본인의 개가 아닌 다른 개들을 쓰다듬지 않는다. 반려견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스스로 다가오는 개는 만져도 되지만, 다가오지 않고 자기 코를 핥거나 하품, 다리 사이로 꼬리 숨기기, 뒤로 물러서기 등을 한다면 절대 접근해선 안 된다. 그 행동들은 ‘지금 굉장히 불편하니 다가오지 말아줘요’나 ‘더 이상 다가오면 물어 버릴 거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스스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반려견을 배려하는 행동이다. 개를 사랑하는 애견인도, 키우고 있는 보호자도 이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 ‘만져주면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해 대뜸 손을 내밀기 보단 반려견에게 스킨십을 해도 되는지 물어봐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