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무지개다리 건너 도착하는 '강아지나라'

[새책] 강아지나라에서 온 편지

먼저 떠나 보낸 반려견에게 편지가 온다면 어떨까. 어쩌면 그들만이 모여 사는 나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자음과모음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이주영 기자 =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에는 많은 반려인들을 울렸던 장면이 나온다. 생명이 다해 저승사자를 찾아온 여자가 이승을 떠나는 문을 열자 먼저 세상을 떠난 반려견이 기다리고 있던 것.

안타깝게도 반려견의 삶은 인간보다 짧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언젠가 떠나보낼 그들을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때론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을 평생 못 잊는 이들도 있다.

반려견들이 사후 모여 사는 나라가 있다. 이름하여 '강아지나라'. 강아지나라는 반려견들이 우리 곁을 떠나면 어디로 가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만들어진 나라다.

책의 저자인 다나카 마루코는 2003년부터 '강아지나라 피타완'이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강아지나라에서 온 편지'는 바로 이 홈페이지에 있는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저자는 "여기서 강아지들은 두 다리로 걷고 옷을 입으며 직업을 갖고 마치 인간처럼 살아가고 있다"며 "입국하여 딱 1년이 지나면 주인에게 그림엽서를 보낸다"고 설명한다.

책은 총 6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만난 강아지들이지만 정성껏 마음을 쓰고 안타까운 이별을 한 것은 매한가지다. 그리고 떠난 반려견 생각에 괴로워 할 때 쯤 편지 한 장이 도착한다. 반려견이 보낸 편지엔 먼저 떠난 것에 대한 미안함과 남겨진 사람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 중 가장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인 다나카 시게오씨의 사연. 아내와 사별한 다나카씨는 딸의 권유로 '토실이'라는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 유기견이었던 토실이는 과거 기억 때문인지 좀처럼 사람 곁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던 다나카씨 옆에 토실이가 슬그머니 다가간다. 그 이후로는 언제 그랬냐는듯 애교에 질투심 많은 반려견이 된 토실이.

다나카씨는 그런 토실이를 팔불출처럼 동네 어디를 가든 데리고 다닌다. 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손자처럼 여기던 토실이가 떠나자 다나카씨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저 매순간 '그 때 빨리 병원에 데려갔으면 토실이가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뿐이다.

여느 날처럼 후회로 마음이 무겁던 다나카씨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놀랍게도 발신자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토실이다.

책은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내용만으로 채워져 있진 않다. 우연히 친해진 슈퍼마켓 할머니의 강아지와의 추억담도 있고 주인이 일하러 나가면 집에 혼자 남겨지는 강아지의 사연도 있다.

반려견과 가족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강아지 편지라는 콘셉트는 상상으로 만들어졌다. 수채화 톤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라디오 사연 같은 이야기들이 엮어져 한 권의 동화책처럼 느껴진다.

반려견과 이별을 준비하거나 그런 경험을 한 지인과 함께 읽기 좋겠다. 얇고 작은 사이즈의 책이라 단숨에 읽히지만 책장을 덮을 때면 반려견과의 추억 때문에 여운은 오래 머물 듯하다.(다나카 마루코 지음·마츠다 유우코 그림·장현주 옮김·자음과모음·1만1500원)

ihavethe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