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원장의 펫토피아] 고양이 '반이'가 미소를 되찾은 이유

고양이.(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고양이.(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중 하나다. 사람의 경우 사랑니 하나만 아파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고양이에게 하나가 아닌 전체 이빨에 충치가 진행하고 있다면 과연 어떨까.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아홉살 암컷 샴고양이 '반이' 이야기다.

평상시 사료를 잘 먹던 반이가 잘 먹지 못하고, 침을 흘리며 얼굴을 앞발과 방바닥에 비비는 이상 행동을 보이자 보호자가 병원엘 데려왔다. 일주일 동안 사료도 잘 먹지 못했다고 했다.

입을 열어 구강 검사를 해보니 치아에는 치석(플라그)이 심하게 끼어 있고, 구내염과 목구멍염 역시 진행 중이었다.

조직검사와 백혈병 검사, 면역부전바이러스 전염병 키트 검사, 항체검사,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반이는 고양이 만성구내염LPGS(Lymphocytic Plasmacyticc Gingivitis Stomatitis)으로 진단됐다. 플라그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 병이다.

치아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들은 유난히 입 냄새가 심하게 나며, 사료를 씹을 때 아파하거나 삼키는 게 어려워 먹다가 도로 뱉는 등 음식물을 잘 먹지 못한다.

또 과다한 침 분비와 혈액이 묻은 침을 흘리기도 하며, 플라그가 더 심해지면 잇몸이 녹아 치근이 노출되고 뼈가 녹아내리는데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기까지 한다.

이밖에 치아에 있는 세균들이 혈액의 흐름과 함께 전신장기로 퍼져 심장, 간, 신장, 관절에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

고양이 치아는 생후 2~3주에 젖니(26개)가 나오고, 4개월부터 서서히 이갈이를 시작해 5~6개월에 마치고 영구치(30개)가 완성된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3년령 이상의 고양이 2/3 이상이 치과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치아흡수성병변(FORL)과 만성구내염(LPGS)이 주로 많이 발생한다.

FORL는 고양이 치아가 녹는 치아 흡수성 병변으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과 플라그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고양이의 33%가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LPGS는 면역 매개성 질병으로 입안의 플라그가 알레르기원으로 작용해 잇몸과 구강내 염증을 일으킨다.

평상시 치아 장난감으로 놀아주거나, 치약을 이용 양치질을 해주거나, 정기적인 치석 제거를 통해 예방을 해줘야 한다.

만약 질환이 발생하면 면역 억제 약물요법과 치아에 플라그가 달라붙지 않도록 모든 치아를 발치하게 된다. 발치한 경우 약 80%는 완치가 되지만 20%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고양이 치과 질환의 예방법으로는

첫째, 예방접종을 통한 전염병관리

둘째,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구강검진

셋째, 치과 용품이나 장난감을 사용

넷째, 매일1회 칫솔질

다섯째, 치석제거를 통한 플라그 제거 등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칫솔질을 시작하면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빨 닦기를 놀이로 인식할 수 있도록 4주 정도 시간을 두고 다음과 같은 단계별로 따라 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고양이 치약은 치킨맛이나, 연어맛 등 여러 종류의 치약이 있는데 고양이가 좋아하는 치약을 선택한다.

손가락에 치약을 묻혀 앞쪽 이빨에 부드럽게 문지른다. 치약에 익숙해졌다면 다음 차례는 거즈에 치약을 묻혀 손가락을 이용 잇몸을 마사지 해준다.

다음 단계로 면봉을 이용하고, 마지막으로 칫솔을 이용해 양치질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건강한 치아를 위한 양치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유치때부터 시작하고, 사람처럼 매일 하고, 놀이로 인식시키면서 즐겁게 닦아 주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것처럼 반려동물들 또한 의료기술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로 평균 15년이상 함께 살 수 있다. 그 만큼 평상시 구강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평상시 증상이 잘 관찰되지 않는 치과 질환은 보호자의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전체 발치를 진행한 반이는 치유가 잘 되어 평상시 고통을 호소한 찡그린 얼굴이 아닌 환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 News1

woo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