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의 동행] 새끼들 모두 떠나보낸 어미개 '마음이'

구조 당시 젖이 퉁퉁 불어 있던 마음이. ⓒ News1
구조 당시 젖이 퉁퉁 불어 있던 마음이.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2013년 6월 초였습니다.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태어난 지 한 달이 안 된 강아지 13마리와 어미 개가 안락사 직전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어미개 한 마리가 새끼를 13마리나 낳았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어미개와 새끼 13마리가 함께 보호소에 가게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어린 강아지들과 젖이 퉁퉁 불은 어미개를 살려야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보호소에 전화를 걸어 “그 개들을 우리 팅커벨프로젝트가 다 입양할테니 안락사 시키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입양 신청이 있는 경우 보호소에선 공고기간이 지나더라도 강아지들을 안락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길가에 버려진 마음이와 새끼 13마리. 강아지들은 박스에, 마음이는 캔넬 안에 들어 있었다. ⓒ News1

어미개와 강아지들을 데리러 갈 날만 기다리고 있던 어느날 병원 보호소 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미 개는 괜찮은데 어린 강아지 몇 마리가 설사가 심하고 밥을 먹지 않아요. 아무래도 파보장염 증상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일단 “비용은 얼마든지 들어도 괜찮으니까 강아지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항체가 채 형성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들에게 파보장염은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3마리 강아지 모두 감염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떠났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어미개를 격리 조치하고 예후를 좀 유심히 봐달라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어미개는 파보를 이겨내고 살아났습니다.

13마리 강아지의 죽음, 그 가운데서 살아난 어미개. 정말 너무도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박스에 담겨 버려진 13마리 강아지들. ⓒ News1

사연을 들은 팅커벨프로젝트의 부산 회원이 어미개를 본인의 집에 데리고 가서 잘 돌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미개에게 ‘마음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입양자는 자기가 낳은 어린 아가들을 전부 잃은 마음이의 슬픈 마음을 헤아려 더욱 정성을 쏟았습니다. 마음이는 그런 입양자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린 강아지처럼 애교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집의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려 지냈습니다.

입양자의 집에서 함께 사는 개들과 잠든 마음이. ⓒ News1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무서운 전염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13마리 강아지들이 생각나곤 해 가슴이 무척 아픕니다.

다시는 버려짐으로 죽음을 당하는 유기동물이 생기지 않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순심이.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