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우리 안에 갇힌 라쿤, 정신없이 왔다갔다만 반복"

국립중앙과학관 동물체험전서 일부 동물들 '정형행동' 보여

국립중앙과학관이 진행하고 있는 희귀동물체험전에 동원된 라쿤이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동물을 위한 행동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국립중앙과학관이 진행하고 있는 희귀동물체험전에 동원된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

14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위한 행동(대표 전채은)'에 따르면 국립중앙과학관 희귀애완동물 특별체험전에서 전시되고 있는 프레리독과 라쿤 등 일부 동물들에게서 '정형행동'이 관찰됐다.

정형행동이란 동물들이 생태와 맞지 않는 인위적 공간에 갇혀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앓는 일종의 정신 질환이다. 주로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곰 등이 같은 장소를 계속해서 왕복하는 행동을 보인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은 지난 10월 22일부터 생물탐구관에서 '희귀애완동물 특별체험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 체험전에는 삽살개, 풍산개, 진돗개, 동경이 등 토종견을 비롯해 토끼, 염소, 기니피그, 고슴도치, 햄스터, 라쿤, 프레리독 등 동물 30여 종이 전시되고 있다.

해당 동물들은 한 동물전시업체가 동물농장 등으로부터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립중앙과학관측은 이 전시업체와 계약을 맺고 체험전을 준비했다.

당초 국립중앙과학관측은 다양한 생물 활용분야와 생물자원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반려동물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와 희귀애완동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체험전을 기획했다.

하지만 동물 전문가들을 비롯해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런 체험전은 생태환경 변화 및 열악한 시설때문에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과학 학습을 위해 과학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동물체험전이 과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전시동물 역시 동물로서의 본성을 가지고 있어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생태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체험전은 그런 환경을 기대하기 어렵고 상업적·오락적 기능에 맟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전시동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국립중앙과학관측은 빠른 시일내 사후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일단 수의사 진단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업체측에 요청했다"며 "향후에는 사전에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체험전을 준비하는 등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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