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직물이 빚어낸 무의식의 울림"…마르코 루피 '무의식의 메아리' 展
하랑갤러리 20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스위스 현대미술의 독창적인 시선을 서울 도심에서 직접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스위스 작가 마르코 루피가 서울 종로구 하랑갤러리에서 20일까지 첫 단독 전시 '언컨셔스 에코스'(Unconscious Echoes) : 무의식의 메아리'를 선보인다.
루피의 캔버스는 계산된 밑그림 대신 직관과 충동으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물감에만 갇히지 않고 천 조각, 고운 모래, 찢은 종이 같은 온갖 질료를 거침없이 화면에 덧바르고 긁어낸다.
겹겹이 쌓인 거친 재료와 강렬한 색채는 특정한 사물을 흉내 내지 않는다. 대신 관람객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아득한 기억이나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불쑥 끄집어낸다.
루피의 전시는 난해한 현대미술 이론에 지친 관객에게 반가운 쉼표를 찍어준다. '무엇을 그렸는지' 정답을 찾으라 강요하는 대신 '무엇을 느끼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만든다. 캔버스 위에 남은 거친 모래알과 색의 파동은 관객 저마다의 사연과 맞닿으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감상의 길을 열어준다.
루피는 "억지로 그림의 의미를 뜯어보려 애쓰기보다 마음속에 번지는 느낌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때 참된 소통이 피어난다"고 전했다.
하랑갤러리 관계자는 "생각의 끈을 잠시 늦추고 온몸의 감각으로 작품을 마주하며 잊고 지낸 감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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