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일상과 소멸의 시간"…에드 앳킨스 '원 데이 인 스페이스'

'글래드스톤 서울' 한남동 이전 개관전

에드 앳킨스 '원 데이 인 스페이스' 전시 전경, Ed Atkins: 1 day in space, Gladstone, Seoul, 2026. Photo: Jeon Byung-cheol (글래드스톤 서울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디지털 기술의 첨단에서 인간 내면을 탐구해 온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가 이번에는 카메라 렌즈와 손끝의 촉감으로 일상과 시간의 덧없음을 파고든다.

글래드스톤 서울은 한남동 새 공간 개관전으로 영국의 현대미술 거장 에드 앳킨스의 국내 첫 개인전 '원 데이 인 스페이스'(1 day in space)를 연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의 간판격인 영상작품 '패시브 메크'(Passive Mech)는 덴마크 질랜드에 있는 집 마당의 골판지 무대가 붕괴하는 과정을 타임랩스 기법으로 담아냈다. 딸아이 방 창가에서 한 달 동안 1분 간격으로 찍은 4만 3200장의 사진과 소리를 엮어, 겨울에서 봄으로 흐르는 계절 속 물질의 생성과 죽음을 조명한다. 어두운 공간 안쪽에 영상을 비추며 극장과 침실을 넘나드는 연극적 무대를 완성했다.

글래드스톤 서울, 사진 전병철 (글래드스톤 서울 제공)

이와 함께 영상의 특정 장면을 뽑아낸 사진 연작, 시리얼 상자와 낱말 카드를 엮어 가족과의 사소한 기억을 박제한 입체 조각도 나온다. 가족이 덮던 침대 시트를 흑연으로 문질러 신체의 온기와 흔적을 떠낸 대형 프로타주 작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연계 행사로 1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최장현 큐레이터의 진행으로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과의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차가운 기계적 기록에 가족이라는 따뜻한 일상을 덧입혀 사라짐의 아름다움을 길어 올린 이번 전시는 잊고 지낸 평범한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가가 가상공간의 차가움을 벗어나 가족의 사적인 일상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하며 시간의 흐름과 상실의 감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