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서사 속 잊힌 개인의 삶"…'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전
8월 1일 작가와의 대화…8월 29일 마정연 간사이대 교수 특강
아트선재센터 10월 4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개인의 사소한 일상과 거대한 사회 시스템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아트선재센터가 7월 31일부터 10월 4일까지 현대 사회의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온 함양아 작가의 개인전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를 연다. 작가가 2010년 이후 16년 만에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30일 아트선재센터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함 작가는 "불안한 시대에 예술가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사람들 곁에 존재해야 한다"며 "노후화된 신체의 소리를 들으며 시작된 이번 전시는 개인이 직면한 미시적 삶과 거시적 사회 시스템의 순환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원형의 스크린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배적 시각을 탈피해 관객이 세계 속에 둘러싸인 듯한 추상적 공간과 광장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통과 불안의 시대에 답을 내놓기보다 거대한 원형 파노라마 속에서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해와 공감을 통해 갈등을 줄이고 치유와 희망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18년부터 진행한 장기 연구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지난 8년간 쌓아온 작업 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4.0'과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를 포함해 다양한 비디오 설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울러 재난 앞의 두려움을 담은 '잠', 금융 자본주의의 문제를 다룬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 등 과거 주요작도 함께 제시되어 작가의 사유가 깊어지는 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함 작가는 2.0과 4.0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양극화와 시스템을 다룬 2.0에 비해, 4.0은 개인의 몸과 사적 이야기 등 미시적 삶을 더해 시각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함 작가는 자본주의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고통을 작품으로 기록해 왔다. 특히 8채널 비디오로 제작된 신작은 국가나 경제 같은 큰 이야기에서 벗어나, 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몸과 삶에 남긴 상처에 집중한다. 관람객은 거대한 원형 공간에 들어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길을 고민하게 된다.
온라인 참여형 신작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 여러 사람의 사소한 고백과 기록을 모았다. 이렇게 모인 개인의 목소리는 전시장에서 5가지 주제의 시각 매체로 다시 탄생한다. 파편화된 개인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커다란 사회적 정원을 이루는 셈이다.
우리는 기후 변화와 전쟁 등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곤 한다. 작가는 복잡한 세상을 멀리서, 또 가까이서 지켜보며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거대한 사회 구조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개인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나아갈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다.
전시 기간 중인 8월 1일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이어 8월 29일에는 마정연 간사이대 교수의 특별 강연이 진행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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