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희곡 발굴·제작해 연극계 살리고, '에든버러 한국관'으로 한국연극 알리고(종합)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연극 분과 3차 회의 개최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연극계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첫 번째로 새로운 희곡작품이 있어야 합니다"(이기영 배우)
"에든버러 축제 기간에 한국 연극만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전용 공간을 만들자"(김수로 배우)

신작희곡 공모·제작 연계와 연극계 최대 규모의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에서 한국관 운영 등 연극계를 되살릴 씨앗을 찾으려는 논의가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이어졌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이기영·김수로 배우, 김도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박범수 문화강국네트워크 상임이사, 박정미 파크컴퍼니 대표,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술원·예술강사 제도 개선, 배우 안전망, 대안 공연공간 규제까지 연극계 현안을 다뤘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장 의견을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0일 장관 직속으로 출범해 9개 분과로 운영돼 왔다. 이날 회의는 연극·뮤지컬 분과 안에서 열린 소분과 회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희곡작품 개발과 제작 연계, 에딘버러 연극제에서 한국관 추진, 예술원과 예술강사 제도 개선 등 연극계의 현안을 다뤘다.
이기영 배우의 직격 "신작 없인 미래 없다"… 문체부, '초연에서 재연으로' 생태계 개편 협의

회의에서는 연극계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무엇보다 새 희곡을 꾸준히 발굴하고, 공모에서 끝나지 않게 실제 제작으로 이어질 통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문체부도 내년 예산에서 창작 지원 비중을 높이고 소극장·소극단을 겨냥한 신규 사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이기영 배우는 "연극계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첫 번째로 작품이 있어야 한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서 새 작품을 하려고 해도 서점에 희곡이 거의 없고 공개돼 있는 작품도 많지 않다. 신진 작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모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로 배우는 "좋은 작품이 오게 하려면 상금 규모를 5000만원 정도로 키울 필요가 있다"며 "먼저 우수한 작품 3편을 선정하고, 그 작품을 제작할 팀을 다시 공모하는 구조라면 막혀 있던 통로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휘영 장관은 "연극 활성화 지원 사업 가운데 잘되는 것은 더 증액하고, 부족했던 창작 지원은 보강하겠다"며 "기존 창작·제작 지원 안에서 연극 비중을 늘리고 예산도 증액하는 방향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흩어진 K-연극,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다…'2027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한국관 구상

해외 진출 방식도 안건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에서 한국 작품이 개별적으로 흩어지는 지금 방식보다 일정 기간 한 공간에 한국 연극을 집중적으로 묶어 보여주자고 건의했다. 함께 묶으면 홍보와 브랜딩, 완성도 면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 최 장관도 한류의 관심도와 한국 문화의 위상을 고려하면 일정한 규모와 그림을 갖춘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김수로 배우는 "에든버러에 몇 년 동안 가 보니 한국 작품이 지원을 받아도 여러 극장과 시간대에 흩어져 있어 홍보 효과가 떨어졌다"며 "한국 연극만을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수로 배우는 "연극을 6개 정도 모으고 뮤지컬을 한두 개 결합해 하루 여러 시간대에 운영하면 훨씬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좋은 흐름에 있는 지금, 생각보다 큰돈이 들지 않으면서 파괴력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에든버러는 연극계의 코첼라 같은 세계적인 행사"라며 "한국 문화의 위상과 지금의 한류 관심을 고려하면 일정한 규모와 그림을 갖춘 방식으로 한국 연극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희곡작품 개발과 제작 연계, 에딘버러 연극제에서 한국관 추진, 예술원과 예술강사 제도 개선 등 연극계의 현안을 다뤘다.
'종신제 예술원'·'신진 배제된 예술강사'… 최휘영 장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예술원과 예술강사 제도는 모두 오래된 구조와 진입 장벽 문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예술원은 내부 추천과 승인 중심의 폐쇄성을, 예술강사는 장기 고착과 신진 예술인 진입 어려움을 각각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체부는 두 사안을 모두 공유된 과제로 보고 개선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예술원 제도가 종신 구조로 운영되는 문제를 어떻게 볼지 검토해야 한다"며 "예술원의 명예는 존중하되, 지금의 제도가 시대 변화와 예술계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일 이사장은 "예술강사 제도는 원래 예술 활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 생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였지만, 지금은 새로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기존 강사들이 자리를 유지하면서 신진 예술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휘영 장관은 "예술원 문제도 공유된 이슈이고,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중 하나로 들어가 있다"며 "예술강사 문제도 이미 공유된 이슈다. 학교 중심으로 갈지 지역·생활권 중심으로 확장할지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희곡작품 개발과 제작 연계, 에딘버러 연극제에서 한국관 추진, 예술원과 예술강사 제도 개선 등 연극계의 현안을 다뤘다.
높은 대관료에 안전망 부실까지… 9일 국립현대미술관서 열린 '연극계 현안 총점검'

이번 회의에서는 이외에도 내년 예산과 창작 지원 방향도 폭넓게 다뤘다. 문체부는 지역과 소극장 중심의 대표 레퍼토리와 시그니처 작품을 계속 키우는 쪽에 무게를 두고, 연극 활성화 사업 가운데 성과가 나는 분야는 더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은 새 시그니처 사업이 중장년 단체와 민간 레퍼토리 단체에도 기회가 되도록 더 섬세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관객 개발과 홍보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문체부는 추경에 반영한 공연 할인권 40만 장 가운데 20만 장을 먼저 배포했고 하반기 9월에 나머지 20만 장도 풀겠다고 했다. 다만 박정미 파크컴퍼니 대표는 할인권만으로는 청소년 실제 이용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봤고, 이기영 배우는 공연 정보를 한곳에서 찾을 수 있는 홍보 창구와 온라인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행사와 보조금 제도 개선도 과제로 묶였다. 문체부는 내년도 국제 연극 관련 행사를 연극계와 계속 협의해 준비하겠다고 했고, 문화예술위원회를 중심으로 보조금 제도 개선 TF를 꾸려 정산과 행정 절차의 불편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대관료와 공간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문체부는 연극 제작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관료를 줄이기 위한 지원 사업을 서두르고, 아르코를 비롯한 공공 공연장이 민간에도 더 넓게 활용될 수 있는 모델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임대일 이사장은 음식점·카페 같은 대안 공간 공연이 규제와 충돌하는 현실, 지역과 소극장의 장애인 편의시설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해외 제작 지원 확대에 따른 인력 유출 우려와 연극 정책 기조 전환 요구도 제기됐다. 이기영 배우는 일본과 싱가포르 같은 주변국이 공격적으로 제작비를 지원하면서 국내 창작 인력과 제작 기반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도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는 극장·극단·관객이 따로 움직여 온 지원 구조를 바꿔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임대일 이사장은 배우 출연료와 안전망 문제도 내년 예산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희곡작품 개발과 제작 연계, 에딘버러 연극제에서 한국관 추진, 예술원과 예술강사 제도 개선 등 연극계의 현안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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