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승 작가, 광주비엔날레 '2026 파리 씨떼 레지던시' 입주자 선정

"3개월간 체류하며 전 세계 예술가들과 교류"

정유승, 경계지구062, 광주여성농민 호미, 가변 설치, 2022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광주 지역의 현대미술이 대한민국 수도권을 넘어 세계 예술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로 영토를 확장한다. 지역 예술인을 발굴해 글로벌 무대로 쏘아 올리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4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가나문화재단과 공동 주관한 '2026 파리 씨떼 레지던시 입주 작가 공모'에서 광주를 무대로 활동해 온 정유승 작가가 최종 선발됐다. 국내 주요 미술기관 전문가들로 짜인 심사위원단은 지난 5월 4일부터 11일까지 접수를 받아 엄격한 심사를 거친 끝에 5월 27일 정 작가를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정 작가는 10월 2일부터 12월 28일까지 약 3개월 동안 파리 마레 지구와 몽마르트에 위치한 씨떼 레지던시에 머물며 전 세계 예술가들과 교류하게 된다. 1940년대부터 운영된 이곳은 325개의 스튜디오를 갖추고 매년 1000명이 넘는 예술가가 찾는 글로벌 창작 허브다. 정 작가에게는 20~60㎡ 크기의 주거 겸용 작업실과 함께 판화·도예 공방, 전시실 등 다양한 부속 시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전남대 조소전공 출신인 정 작가는 그동안 사회 중심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삶을 영상과 오브제 같은 밀도 높은 시각 매체로 기록해 왔다. 성매매 집결지를 다룬 '집결지의 낮과 밤'(2018), 5·18 당시 길 위의 여성들을 기린 '황금동의 여성들'(2018),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흔적을 좇은 '고단한 작업 계획'(2022)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여성 농민의 삶을 조명한 '호미장'(2022)을 선보이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정 작가가 광주에서 쌓아온 탄탄한 연구 성과를 '기후위기'와 '젠더 노동'이라는 전 세계적인 주제로 넓히려는 비전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파리 외곽 지역 여성 농민들을 기후변화의 징후를 가장 먼저 몸으로 겪는 '생태적 지식의 주체'로 바라본 연구 계획은 매우 도전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가 지역 작가의 창작 지평을 넓히고 광주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술적 상생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한국 미술계의 국제 교류 기회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비중이 컸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모는 지역 예술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단비와 같다. 특히 9월 4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리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와 맞물려, 광주의 예술적 목소리를 세계 무대에 공론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