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시대의 '인간성'을 되묻다"…특별전 '사랑의 기원'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출신 17팀 사진·영상·조각 등 60여 점 선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0일~9월 6일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전 <사랑의 기원> 포스터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특별전 '사랑의 기원'을 개최한다.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개관 20주년을 축하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첨단 기술 속에서 인간의 마음과 예술적 창조성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참여 작가는 강우혁, 김예슬, 김현석, 듀킴, 박민하, 신정균, 염지혜, 윤지영, 이베타 강선영, 이은희, 전혜주, 정재경, 정영호, 정희민, 차재민, 최수련, 펠리카 혼카살로(Felicia Honkasalo)·샘 윌리엄스(Sam Williams) 등 17명(팀)이다.

전시는 작가 17인(팀)의 사진과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미술관이 올해의 핵심 주제로 정한 '기술'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바탕으로 보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

사랑의 기원_섹션1_훔친 불꽃_전경1_촬영 심규호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가장 주목할 점은 옛날이야기와 현대 기술의 만남이다. 작가들은 그리스 신화나 오래된 설화를 가져와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지배하는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써 내려간다. 전시장 구성도 신화적 흐름을 따른다. 기술과 몸이 합쳐지는 과정을 다룬 '훔친 불꽃'을 시작으로, 기억과 데이터의 보존을 묻는 '망각의 강', 시스템 밖 존재들을 조명하는 '낯선 귀환', 그리고 인간의 사랑을 되새기는 '기원으로'까지 총 네 부분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인체 냉동 보존을 소재로 죽음의 의미를 묻거나, 아주 오래된 화석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인류의 언어를 고민하는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관람객이 전시장 문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다.

전시는 기술의 화려함을 뽐내기보다 기술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예술가들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전시의 마지막 주제로 삼아 우리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 점은 의미 있는 시도다.

김현석, <루시 1.0>, 2024(2026 개작), 실시간 커스텀 소프트웨어, 컬러, 5채널 사운드, 혼합매체, 가변설치. 3D 데이터 제공_ eLucy (텍사스대학교 오스틴_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 MorphoSource (듀크대학교)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오래된 이야기의 뿌리 위에 오늘날 작가들의 목소리를 더해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라며 "스튜디오와 함께 성장한 예술가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복잡한 기술 세상에서 우리가 서로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느껴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과거 침출수 처리 시설을 재생하여 구축한 예술가 전용 레지던시다. 25개의 창작·연구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유망한 국내외 작가와 연구자들을 위한 전문 지원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