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K-뮤지컬 지원, 31억원→244억원…'세계 4대 강국' 도약하자"

전용 극장과 시행령 정비, 아카이빙, 표준 요율, 장기적 IP 육성 방안 논의

문화체육관광부가 뮤지컬 창작 기반과 제도 정비, 산업 생태계 보완 과제를 27일 논의했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뮤지컬 창작 기반과 제도 정비, 산업 생태계 보완 과제를 논의했다. 최휘영 장관은 27일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뮤지컬 분과 2차 회의에서 예산 확대와 할인쿠폰, 창·제작 지원, 인력 양성, 법 제정 추진 상황을 설명했고, 현장 예술인들은 전용 극장과 시행령 정비, 아카이빙, 표준 요율, 장기적 IP 육성 방안을 건의했다.

문체부는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케이-뮤지컬'의 지속적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정석, 이종규, 이성훈, 고희경, 강병원, 조용신, 엄동열 위원이 참석해 창작·제작·협단체·학계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최휘영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작년 예산이 31억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244억 원으로 꽤 많이 늘었다"며 "전 세계에서 뮤지컬 시장이 제대로 형성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정도라서 우리가 사실상 세계 4대 뮤지컬 강국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어 "지난해에는 창작 뮤지컬 매출이 라이선스 뮤지컬 매출을 넘어서는 변화도 나타났다"며 "국내에서 만든 독창적인 뮤지컬 지식재산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경에 반영된 공연 할인쿠폰 사업도 언급했다. 최 장관은 5월 하순부터 공연예술 분야 관람객에게 1인당 최대 2회, 1회당 1만 원씩 지원하는 방식으로 40만 장 규모의 할인쿠폰이 배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티켓 플랫폼뿐 아니라 지역 문화회관 현장 매표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해 지역 관객의 접근성도 높이겠다고 했다.

창작 인프라와 인력 양성 계획도 내놨다. 최 장관은 창작 뮤지컬 인큐베이팅 필요성에 따라 창·제작 공간 대관과 제작비 지원 사업을 새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작품당 평균 10억 원 규모로 7편 안팎의 제작을 지원하고, 대학로 등 4개 안팎의 공간을 정부가 임차해 공연에 활용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양성은 상설 기관화까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예비 인력 인턴십과 해외 역량 강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연계 교육 등으로 경험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했다.

세액공제와 법 제정 추진 상황도 설명했다. 최 장관은 뮤지컬 제작비 세액공제를 위해서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세수와 혜택 규모를 정교하게 따져야 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며, 하반기 국회 재구성 뒤 여야와 논의해 가을 정기국회에서 추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5년 공연예술조사'에서 뮤지컬 공연실적
■ 이종규 뮤지컬협회장 "전용 극장이 필요"… 인프라 확충과 법제 정비 시급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장은 정부가 업계가 오래 요청해 온 과제들을 현안으로 인식하고 실제 정책으로 옮기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예산 증액과 할인쿠폰 신설, 진흥법과 세액공제 논의가 모두 고무적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매년 단위 지원을 넘어 창작 초연작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공공 전용 뮤지컬 극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만 해도 창작 초연 뮤지컬이 50~60편 이상 나왔지만, 검증되지 않은 신작을 민간 공연장이 선뜻 대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공공이 우선적으로 초연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은 창작 초연 지원이 초기 단계에 집중돼 있는 반면, 300석 규모 작품이 700석, 1000석 규모로 성장해 가는 중간 단계 지원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선스 작품보다 창작 작품을 브랜딩하고 키우고 싶어도 극장 운영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고 학장은 국내 창작뮤지컬의 학교 라이선스와 대본, 악보, 버전 관리, 저작권 협의 창구가 체계화돼 있지 않아 교육 현장과 연구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새로운 작품은 계속 생산되는데 텍스트와 기록, 버전이 공식적으로 축적되지 않아 많은 성과가 휘발되고 있다며 공공 차원의 아카이빙과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뮤지컬 창작 기반과 제도 정비, 산업 생태계 보완 과제를 27일 논의했다.
■ 창작자 수익 예측성 확보와 '중간 단계' 실종된 지원 체계… IP 육성 로드맵 필요

'여신님이 보고계셔' '레드북' 등을 집필한 한정석 작가는 우수한 창작 인력이 뮤지컬 분야에 들어오려 해도 초연까지 얼마의 시간과 비용이 들고, 어떤 계약 조건과 수익 구조가 형성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4년 전 표준계약서가 마련됐지만 계약금과 로열티의 평균 요율이 공개되지 않아 신인 창작자들이 자신의 노동 가치와 미래 소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작가는 "영화, 드라마, 웹툰처럼 신인 기준의 표준 요율이나 사례 조사를 마련한면 젊은 창작자들이 이 분야에 인생과 시간을 투자할 만한지 더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신 슬립노모어 제작본부장은 창작자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지원 단계에서는 작품료 성격의 그랜트가 지급되지만 상업 제작 단계로 넘어가면 제작자들이 작품의 불확실성과 시장성을 고려해 요율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다만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창작 IP도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가장 먼저 위험을 감수하는 창작자들에 대한 배려가 충분한지 다시 볼 필요가 있다"며 "300석, 500석, 1000석으로 작품이 성장하고 나아가 해외 유통과 라이선스 수익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비로소 IP가 완성된다고 본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한 작품이 10년, 20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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