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상흔 꿰매는 소금 세례"…박다인 쇼케이스 '소금의 기도'
인사동 코트(KOTE) 22일~5월 1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법전의 죽은 글자가 아닌, 살아있는 몸으로 헌법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인사동에서 펼쳐진다.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인사동 코트(KOTE)에서 개최되는 박다인의 서울 쇼케이스 '소금의 기도'는 국가 권력의 폭력이 남긴 트라우마를 예술적 의례로 정화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지난 2024년 12월, 헌법 정신이 유린당했던 계엄령의 기억을 응시한다. 전시의 핵심인 '소금을 치다' 시리즈는 40여 점의 평면 작업과 퍼포먼스 영상을 통해 성문화된 법이 닿지 못하는 고통의 현장을 기록한다. 그는 서구적 정의의 여신 대신 무명 한복을 입고 맨발로 땅을 밟는 '치유자'를 자처하며, 권력의 칼날에 베인 공동체의 상처를 보듬는다.
전시에서 사용되는 '소금'은 이중적인 상징을 지닌다. 부정을 쫓아내는 정화의 도구인 동시에 상처를 쓰리게 후벼 파는 고통의 매질이다. 작가는 5만여 발의 총알 대신 소금을 뿌림으로써, 침묵을 강요받았던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역설한다. 종이 위에 남은 소금의 결정체들은 인위적인 선을 넘어 '기도의 지도'를 형성하며, 권력의 전횡 뒤에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시민적 염원을 시각화한다.
영국 UCL에서 헌법 시각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작가의 이력은 작품 세계에 법학적 깊이를 더한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김포 북방한계선과 베를린 장벽 등 분단과 갈등의 기표를 실로 꿰매온 '봉합과 상처' 3부작과 브렉시트 당시 영국의 헌법적 위기를 풍자한 퍼포먼스 기록도 함께 선보인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제 무대에서 법의 공백을 예술로 채워온 박다인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사회의 긴급한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관람객들은 법이 곧 예술이 되는 현장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정의의 민낯을 마주하고 새로운 헌법적 상상력을 공유하는 성소에 초대받게 된다.
전시는 22일 오프닝 퍼포먼스로 막을 올리며, 5월 1일 클로징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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