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기운이 전하는 내면의 이야기"…이정진 '언씬/씽'전

PKM 갤러리 15일~5월 23일

Jungjin Lee, Portrait (PKM 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PKM 갤러리는 사진작가 이정진의 개인전 '언씬/씽'(Unseen/Thing)을 개최한다. 15일부터 5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2020년 '보이스'(VOICE)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국내 개인전이다. 아이슬란드의 풍경을 담은 최신작 '언씬'(Unseen)(2024)과 일상의 기물을 포착한 '씽'(Thing)(2003-2007) 시리즈를 동시에 조명한다.

이정진의 작업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수단을 넘어 작가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만나는 '창'으로 확장한다. 특히 한지 위에 감광 유제를 붓으로 직접 바르는 독창적인 인화 방식은 흑백의 깊이와 스며드는 질감을 극대화하여 작품에 명상적인 깊이를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 최초로 공개되는 '언씬'(Unseen) 연작은 아이슬란드의 역동적인 자연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거친 파도와 화산암, 흰 눈이 뒤섞인 풍경 속에서 가시적인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자연과 마주하며 느낀 내면의 추상적인 울림을 시각화했다. 이는 작년 '더 가디언' 등 주요 외신으로부터 "내면의 모든 울림을 담아낸 풍경"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Installation view of Jungjin Lee_Unseen,Thing (PKM 갤러리 제)

반면 '씽'(Thing) 시리즈는 작가의 유일한 스튜디오 작업으로, 친밀한 사물들이 본연의 본질을 드러내는 묵시의 순간을 포착했다. 전 과정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이 작업은 사물이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나 고유한 영혼을 가진 존재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시리즈 사이에는 20년의 시차가 존재하지만, 사물의 이면과 미지의 기운을 통찰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다큐멘터리를 거쳐 독자적인 사진 미학을 구축한 이정진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시적인 세계 너머의 본질을 우리 곁으로 불러들인다.

전시 기간인 25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송수정 학예사의 진행으로 '작가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된 거장의 사유를 직접 마주할 기회다. 이정진의 렌즈가 포착한 '보이지 않는' 세계는 관람객들에게 깊은 정적과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