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계 거목들을 만나다…유영국·이봉상·최영림, 탄생 110주년 특별전

현대화랑 5월 10일까지

<탄생 110주년 특별전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_ 전시 포스터 (현대화랑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현대화랑은 미술계 1916년생 거장들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탄생 110주년 특별전: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을 개최한다. 오는 5월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조형 언어로 한국 미술의 현대화를 이끌었던 세 작가의 성취를 한자리에서 살피는 뜻깊은 자리다.

1층 전시장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고(故) 유영국의 1970~80년대 원숙기 작품 8점을 선보인다. 그는 산과 바다 등 자연의 이미지를 점·선·면의 기하학적 요소로 단순화하며 독자적인 색면추상을 구축했다. 특히 '산'을 모티프로 한 그의 작업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절제된 구성을 통해 자연을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닌, 내면의 질서와 정신성을 담아내는 구조로 바라본 작가의 시선을 명확히 드러낸다.

1층 안쪽 공간은 황토와 모래, 모시천 등 한국적 재료를 활용해 독특한 질감을 구현한 고 최영림의 작품 9점으로 채워진다. 그는 재료의 물성을 강조하는 표현주의적 기법으로 '한국의 색'을 탐구했다. 전시작 중 '모자'(母子)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두터운 마티에르와 흙빛 계열의 색채를 통해 가족애와 생명의 근원적 관계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이는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 회화 언어로 승화시킨 작가의 조형적 탐구를 잘 보여 준다.

<탄생 110주년 특별전_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 전시 전경 이미지, 현대화랑, 서울, 2026_1층 (현대화랑 제공)

2층 전시장에서는 한국 구상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고 이봉상의 1960년대 작품 12점을 조명한다. 그는 대상의 본질을 압축하고 재구성하는 반추상적 표현을 통해 구상과 추상의 균형을 모색했다. 서구의 유화 기법에 동양의 산점투시와 한국적 색채 감각을 결합한 그의 화풍은 독보적이다. 특히 그는 '이봉상회화연구소'를 통해 박서보, 김창열 등 현대미술의 주역들을 배출하며 한국 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남긴 교육자로도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추상과 구상, 전통과 현대라는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한국적 미감의 동시대성'을 고민했던 세 거장의 작품 28여 점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위치와 성취를 다시금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