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가"…허준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전
토포하우스 제1, 2전시실 15일~5월 11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상의 사물에서 동질감을 포착해 자신만의 미학적 세계를 구축해온 허준 작가의 개인전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가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작품 20여 점과 함께 일상의 기록이 담긴 스케치북, 북드로잉 작품들이 공개된다.
허준 작가는 그동안 의인화된 대상에 자신을 투영한 '나무' 시리즈를 통해 화면 밖 시선과 마주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스케치 없이 곤충의 표피처럼 꾸물꾸물하게 채워진 패턴은 생동하는 생명체이자 작가의 페르소나가 숨어드는 장소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시선을 확장해 '인간관계'에 주목한다. 양평 작업실 인근을 오가며 마주한 교통표지판에서 관계의 상징성을 발견한 작가는, 표지판의 도형과 화살표를 출발점으로 삼은 '관계의 방향' 연작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현상은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지배하는 삶의 단면을 상징한다. 화살표의 머리나 몸통은 넓고 두드러지게 표현되지만, 꼬리는 도형적 구분을 없애고 스트라이프 패턴을 따라 흐르게 구성했다. 본래 특정 방향을 지시해야 할 화살표는 지난 경로의 왜곡에 의해 방향이 비틀리거나,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하며 관계의 전도와 자기귀환을 나타낸다.
수족관 속 장어들처럼 서로 부대끼는 허준의 화살표들은 복잡한 현대인의 관계망을 대변한다. 작가는 기호의 본래 기능을 해체하고 재조합함으로써 경계가 무너지는 찰나를 포착한다.
작가의 내면세계를 투영한 초기 작업부터 관계의 본질을 파고든 최신작까지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우리 삶의 방향성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일상의 익숙한 기호가 허준이라는 필터를 거쳐 어떻게 생명력을 얻고 '몸통'을 흔드는지 확인해 볼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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