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L 파브로 예술감독 "김기민 무서운 몰입력…'볼레로' 완벽 소화"

BBL 예술감독 줄리앙 파브로 서면인터뷰
'볼레로'에 김기민 출연…韓 무용수 최초

BBL '볼레로' 공연 장면ⓒMarc Ducrest(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볼레로'에서 테이블 위에 서는 '라 멜로디' 역은 뛰어난 체력, 끊임없는 정확성, 그리고 곡이 진행되는 내내 무대 전체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김)기민 씨는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자신을 무섭게 몰입시켰어요."

'현대 발레의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가 1987년 스위스 로잔에서 창단한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1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BBL은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발레 언어로 세계 무용계의 흐름을 이끌어 온 발레단이다.

오는 4월 내한 공연을 앞두고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줄리앙 파브로(49) 예술감독은 발레리노 김기민(34)의 '뛰어난 몰입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기민은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무용수다. 2016년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볼레로'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BBL의 대표작인 '볼레로'에서 한국인 무용수가 주역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브로 감독은 '볼레로'의 매력에 대해 "점차 고조되는 강렬함과 매혹적인 음악"이라며 "이 작품은 반복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움직임 속에 모든 감정을 응축시켜, 무대를 생동감 넘치는 하나의 흐름으로 탈바꿈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레로'는 베자르의 유산을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이라며 "단순한 개념을 무대 위 마법으로 승화시켜 관객과 깊이 교감하고, 신체와 음악이 하나의 보편적인 언어로 어우러지는 순간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브누아 르 당스 갈라에서 발레리노 김기민(프레인글로벌 제공)
"베자르는 스승이자 아버지"

파브로 감독은 1995년 BBL에 입단한 이후 30여년간 단체와 함께해왔다. 입단 직후 모리스 베자르에게 발탁돼 '차라투스트라' '호두까기 인형' 등 다수 작품에서 주역을 맡으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2024년 9월 예술감독에 취임해 발레단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다.

그는 베자르에 대해 "스승이자 아버지, 그리고 크리에이터였다"며 "때로 매우 엄격하고 심지어 가혹할 때도 있었지만, 깊은 인간미를 지녔고, 지금도 제 예술적 방향을 이끌어 주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베자르가 남긴 예술적 유산에 대해서는 "보편적이고, 인간적이며, 감성적인 무용 형식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라고 답했다. 즉 시간, 나이, 문화적 배경을 초월하는 보편성이 이 발레단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인 셈이다. 파브로 감독은 "베자르의 유산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창작물을 접목해 발레단이 활력을 잃지 않고 동시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모리스 베자르ⓒJean-Guy_Python_Lausanne(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연습, 연습, 연습"

베자르가 단원들에게 가장 강조한 가치를 묻자 "연습, 연습, 연습(Work, work, work)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매일의 수업과 철저한 규율을 통해 탄탄한 테크닉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 기반 위에서야 비로소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답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A·B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A 프로그램은 4월 23일과 25일 '햄릿' '불새' 볼레로'를 120분간 선보이며, B 프로그램은 4월 24일과 26일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 '불새' '볼레로'로 꾸며져 100분간 진행된다. 이 가운데 '햄릿'과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는 아시아 초연이다.

15년 만의 내한에 대해 파브로 감독은 "한국은 관객들의 감수성과 열린 마음 덕분에 영감의 원천이 된다"며 "시적이고 감성적이며 현대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베자르 발레 로잔 위드 김기민' 공연은 오는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기민은 23일과 25일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줄리앙 파브로 예술감독ⓒAnoush Abrar(인아츠프로덕션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