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이단아" 데이미언 허스트, 서울서 亞 최초 대규모 개인전 연다
국현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
MMCA 서울관 20일~6월 28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세계 현대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인물,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규모 개인전을 20일부터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라는 도발적인 제목 아래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 성격으로, 35년에 걸친 작가의 파격적인 행보를 집대성했다.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국제적 작가의 혁신적 실험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기회"라며 "현대사회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국현에서 개최하는 의미에 대해 기획을 담당 학예사들은 "이번 전시는 미술사의 아이콘이자 '죽음'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통해 예술의 정의를 끊임없이 재정의해 온 거장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며 "한국 미술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현시점에, 자본주의 맥락에서 현대적 숭고미를 스펙터클로 구현한 그의 작업관을 살피는 것은 한국 미술계의 지평 확장을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세 초기작부터 현재의 회화 작업까지 40년의 궤적을 망라하며 작가의 진정성을 추적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천년',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등은 압도적 실재감으로 복제된 이미지가 줄 수 없는 본질적인 힘을 전달한다.
단순한 파격을 넘어 종교와 과학, 자본이 결탁한 현대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게 만드는 허스트의 작업은 관객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강렬한 성찰을 제안한다. 공공 미술관으로서 논쟁적 거장을 소개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것은 예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유의미한 실천이다.
전시는 죽음과 삶, 종교와 과학이라는 인류 보편의 화두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1980년대 후반 'YBA'(Young British Artists) 열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허스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는 작가를 넘어, 예술의 유통과 시스템 자체를 실험해온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작가의 철학적 궤적을 쫓는다. 1부에서는 23세의 허스트가 직접 기획해 영국 미술의 지형을 바꾼 '프리즈' 전시 시절의 초기작과 대표적 연작인 '스팟 페인팅'의 원형을 소개하며 그의 예술적 근원을 살핀다.
2부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포르말린 수조 속 거대한 상어를 통해 죽음의 공포를 물리적으로 대면케 하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 2012년 테이트 모던 전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잘린 소의 머리와 파리 유충이 공존하는 '천 년' 역시 생명의 잔혹한 순환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3부 '침묵의 사치'는 현대인이 종교 대신 맹신하는 의학과 과학, 자본의 구조를 파고든다.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해골 '신의 사랑을 위하여'와 약품 장식장은 영생을 향한 인간의 헛된 욕망과 강박을 투영한다. 특히 런던에서 운영했던 레스토랑 '약국'을 전시장 안에 재현해 시각적 경험이 어떻게 권위를 형성하는지 질문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런던 현지 작업실을 통째로 옮겨와 미완성 회화와 작업 도구를 전시함으로써 창작의 생생한 현장을 공유한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삶과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진실 앞에서 인간이 구축한 위태로운 시스템들을 직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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