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오감도', 명동서 만난다…국립극단 'Pick크닉' 개막

'셋톱박스', 명동예술극장서 오는 23일~2월 1일
'이상한어린이극연극-오감도', 2월 6~14일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셋톱박스' 공연사진(국립극단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두 편의 창작 우수작이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2026 기획초청 피크닉'(Pick크닉)으로 새해 문을 연다"며 "초청작으로 '셋톱박스'와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기획초청 Pick크닉'은 국립극단이 2023년부터 진행해 온 민간 극단 교류 및 정기 초청 사업이다. 우수 연극의 레퍼토리 화를 돕고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견인할 대표작의 탄생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오는 23일부터 2월 1일까지 공연되는 '셋톱박스'(작·연출 김승철)는 현대인의 부조리한 자화상을 비추는 작품이다.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 공모 수상작으로, 창작공동체 아르케 김승철 대표가 직접 겪은 실화가 드라마의 토대가 됐다. 주인공 '남자'는 시청한 적 없는 TV 요금이 청구되자 통신사에 전화를 건다. 기록만으로 판단하는 통신사 시스템에 부단히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는 처절한 절망감을 느낀다.

'셋톱박스'는 비대면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에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기록과 정보로 '나'를 입증해야 하는 시대, '나' 자체가 아닌 '나'의 기록 정보'가 '나'인 세상인 동시대 풍경을 '웃프게' 담아낸다.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 공연사진(국립극단 제공)

뒤이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제61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받은 '이상한어린이연극-오감도'(구성·연출 강훈구)다. 한국 최초의 어린이 공동창작 연극으로, 시인 이상의 시 '오감도'가 제작의 바탕이 됐다.

이 작품은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공연인 만큼 관람 제약을 최소화한 열린 객석으로 진행된다. 공연 중 자유로운 입 퇴장이 가능하고 관객이 소리를 내거나 좌석 내에서 몸을 뒤척여 움직일 경우에도 제지를 최소화한다. 관객이 극장 환경에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음향을 부드럽게 조정하고 객석 조명도 어둡지 않게 유지한다.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뚜렷한 창작 정체성과 예술 신조를 지닌 창작 단체들의 작품이 새해 명동예술극장의 첫 막을 올린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국립극단은 앞으로도 한국 연극의 자아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겠다"고 전했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