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색칠로 빚어내는 '귀여움'의 서사"…'브리딩 위드 더 케이아스'

日 아야코 록카쿠, 회화 신작 24점·조각 13점 선봬
토탈미술관 5일~2026년 2월 8일

2일 아야코 록카쿠 작가가 토탈미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본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 아야코 록카쿠가 서울 토탈미술관에서 5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개인전 '브리딩 위드 더 케이아스'(Breathing with the Chaos)을 열고 서양 추상화, 조형 작업, 그리고 고유의 소녀 캐릭터를 믹싱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2일 토탈미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아야코 작가는 "이번 전시가 기존의 작업들을 폭넓게 아우르면서도, 미술관 공간의 특징을 살려 최대한 실험적인 작품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유년기의 감성과 상상을 감각적으로 펼쳐내는 아야코 특유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손에 물감을 묻혀 직접 그린 선과 생생한 색채로 만드는 '불완전한 귀여움'의 서사가 감상 포인트다.

아야코 록카쿠 '브리딩 위드 더 케이아스'전 전시 전경. ⓒ 뉴스1 김정한 기자

회화 신작 24점과 조각 13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시그니처인 '소녀 캐릭터'에 집중하는 기존의 시선을 넘어,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세상을 봐주길 바라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미술관이라는 큰 공간에 맞춰 기존에 해오던 골판지 작품을 레이어하여 부피감을 살리거나, 평면 위주였던 우주전쟁 시리즈를 입체적인 깊이를 주는 방식으로 새롭게 시도했다.

아야코는 붓을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직접 물감을 캔버스나 골판지 등에 펴 바르며 작업하는 방식으로 이름이 높다. 이러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물감의 질감과 색채를 직관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그는 "초기에는 단순히 감정 표현에 집중했으며, 지금은 그 감정을 어떻게 디테일하게 보여줄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있다"며 붓 대신 손을 사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리다 우연히 손가락에 묻은 물감을 골판지에 발라본 그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야코 록카쿠 작가. ⓒ 뉴스1 김정한 기자

아야코는 한국에 대한 느낌에 관해 "작년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이 동아시아에 있는 비슷하고 굉장히 같은 감각을 가진 나라라는 점을 크게 느꼈다"며 "유럽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느낌과 달리, 한국에서는 동아시아 속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며, 한일 관계의 이질적인 느낌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르투갈과 독일 등을 오가며 유럽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지만, 전시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도 자주 머물며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음식 중에서는 특히 떡볶이와 국물 요리 등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 역시 아야코 작가가 한국에서 스튜디오를 빌려 한 달간 머무르며 작업한 결과물이다. 미술관 공간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작가의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