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가 사랑받는 비결? 30년째 '요즘 애들' 고민 다뤄서죠"(종합)

13일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공연, 코엑스아티움서 내년 2월 22일까지

배우 김수하(신시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렌트'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특히 '요즘 애들'이 겪는 고민, 상처, 분노 등 삶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뮤지컬 '렌트'에서 '미미' 역을 맡은 배우 김수하는 이 작품이 약 30년간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로 젊은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점을 꼽았다. 그는 2020년 '미미' 역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해준·유현석·유태양·김수하·솔지 등 출연배우 16명이 참석했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다. 극본·작사·작곡을 맡은 조나단 라슨(1960~1996)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청춘의 열정과 시대적 불안을 담아냈다.

1996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50개국, 26개 언어로 공연됐다.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과 토니상 4개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계를 사로잡은 록 뮤지컬'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00년 첫선을 보였으며, 이번이 열 번째 시즌을 맞는다.

'렌트'에서 '로저' 역의 이해준(오른쪽)과 '미미' 역의 솔지(신시컴퍼니 제공)
솔지 "미미는 거침없고 사랑에 솔직한 인물"

이번 시즌 '미미 경력직' 김수하와 달리, 솔지는 '미미 신입'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습하는 내내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미미는 거침없고 사랑에 솔직한 면이 있는데 인간 (허)솔지는 그런 면이 약하다, 제 안에 있는 미미를 꺼내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유태양은 이해준·유현석과 함께 가난한 작곡가 '로저' 역으로 발탁됐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매 순간이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주변에서 로저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해 주셔서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로저'와 '미미'의 커플 연기에 대한 질문에 이해준은 먼저 "로저는 전 여자 친구의 죽음 이후 1년 동안 집 밖을 나서지 못한, 히키코모리 같은 인물"이라며 "사랑에 다치고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가지만, 사실 누구보다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저에게 '미미'는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라며 "로저가 미미를 만나 마음을 열고, 또 후회하는 과정이 이번 작품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렌트' 출연 배우들(신시컴퍼니 제공)
"'렌트'는 배우들에게 꿈의 무대"

배우들은 '렌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엔젤' 역을 맡은 조권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엔젤로 돌아오면서, 마치 고향에 다시 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며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또다시 이 무대에 설 수 있어 환생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이번 시즌 '조앤'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이아름솔은 이렇게 말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처음 '렌트'를 접했어요. 그때 '언젠가 저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꿈을 꾸었죠. 30대가 된 지금, 그 꿈이 현실이 되었네요. 10대 때는 느끼지 못했던 삶의 역경의 무게,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뭉쳐져야만 비로소 이 작품이 진정으로 완성된다는 걸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개막한 '렌트'는 내년 2월 22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된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