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빛의 탐구"…신란숙 '달빛, 보이지 않지만 빛나고 있어'전
하랑갤러리 16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빛의 결을 쌓아 시간을 기록하는 화가 신란숙의 개인전 '달빛, 보이지 않지만 빛나고 있어'가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어둠 속에 머무는 은은하고 깊은 빛의 시간을 탐구한다.
신란숙의 회화는 '겹겹이 쌓인 시간의 빛'으로 표현된다. 캔버스 위에 수차례 덧입힌 옻칠은 표면에 부드럽게 번지며, 한없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주목하는 빛은 강렬한 태양빛이 아닌, 어둠 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달빛이다.
달빛은 밝음과 어둠, 실재와 기억의 경계를 허물고 고요한 융합의 세계를 펼쳐낸다. 작가는 이 흐릿한 경계 속에서 빛과 마음이 만나는 지점을 포착한다. 화면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감정의 결, 말로 설명되지 않는 내면의 흔적이 작품 속에서 은근히 번져나간다.
그에게 달항아리는 달빛의 형상 그 자체다. 완벽하지 않은 균형과 미묘한 비대칭 속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온기가 피어난다. 가까이 다가서면 미세한 흔적과 균열이 피부처럼 숨 쉬며, 시간과 기억의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신란숙의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감각의 확장을 시도한다. 빛과 소리, 정서가 스며드는 화면은 마치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가 그려낸 세계는 달빛처럼 고요하고 은은하게 관객의 마음 깊은 곳을 천천히 적신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보이지 않아도 세상에는 여전히 빛이 있다"며 "그 빛은 마음의 결을 어루만지고 내면의 온기를 드러낸다"고 전했다.
하랑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빛의 존재, 그리고 그 빛이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순간을 담아낸다"며 "작가의 달빛이 조용히 스며드는 듯한 이 전시가 관객에게도 따뜻한 울림과 잔잔한 여운을 남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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