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에 매일 '아이다' 꿈꾸죠"…200명 출연 역대급 오페라의 귀환(종합)
21일 서울시오페라단 '아이다' 제작발표회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1월 13~16일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연출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큽니다. 밤마다 '아이다' 꿈을 꾸고 있어요. 1막 꿈을 꿨다가, 다음 날엔 가장 유명한 개선 행진 장면 꿈을 꾸고, 또 그다음 날엔 '이 인물들을 어떻게 잘 죽여야 할까' 고민하는 꿈을 꾸죠."(웃음)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기념 오페라 '아이다'(Aida)의 연출을 맡은 이회수는 이번 대작을 책임지는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울시오페라단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아이다'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지휘자 김봉미, 연출가 이회수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아이다'를 선보이는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아이다'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작곡한 4막의 오페라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포로가 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 그리고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세 인물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다.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이집트 국왕 이스마일 파샤의 의뢰로 작곡됐다. 1871년 이집트 카이로 왕립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 후 전 세계 오페라사에서 손꼽는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회수 연출가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지난 40년과 앞으로의 40년, 그 교두보 역할을 이번 작품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전통을 지키는 오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전통성은 동시대성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새로운 예술의 가치가 탄생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무대에서 동시대성은 밝음과 어둠, 개인과 집단의 이분법적 갈등과 화해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11년 전 공연과 달라진 점에 대해 박혜진 단장은 "서울시합창단과 위너오페라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데, 합창단만 100여 명이고, 총 200여 명이 출연한다"며 "최고의 캐스팅, 화려한 의상, 웅장한 무대 등 모두 달라졌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며 웃었다.
음악적 방향에 대한 질문에 김봉미 지휘자는 "베르디만큼 음악적 기보를 허투루 쓰지 않은 작곡가는 없다"며 "'아이다' 악보만 봐도 '피아니시모'(아주 작게), '피아니시시시모'(매우 매우 작게) 같은 표시가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표시는 화려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합창단 속에서도, 인물 각자가 맞닥뜨리는 순간의 선택과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드러내고자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웅장함 가운데 주인공들의 갈등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라다메스' 역을 맡은 테너 국윤종은 "제 생애 첫 '아이다' 무대이자 첫 라다메스"라며 "1막부터 4막까지 기승전결 속에서 라다메스가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고 극을 이끌어가는지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오래 기다려온 작품인 만큼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이다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조선형, 라다메스 역에는 테너 신상근·국윤종, 암네리스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김세린이 출연한다.
'아이다'는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js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