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11만명 본 디스트릭트 '리사운드' 전시…뉴욕서 문 연다
뉴욕 중심지 록펠러센터 지하에서 10월 1일부터 운영
디스트릭트 자체 작품에 현지 아티스트 등과 협업해 구성
- 이정후 기자
(뉴욕=뉴스1) 이정후 기자 = 지난해 6월 문화역서울284에서 첫선을 보였던 디스트릭트의 'reSOUND'(리사운드) 전시가 이번에는 미국 뉴욕에서 10월 1일(현지시간) 열린다.
'아르떼뮤지엄' 등 미디어아트에 강한 디스트릭트가 해외 설치 미술가, MIT 교수 등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번 리사운드 전시는 시각을 넘어 청각·촉각 등을 극대화하는 공감각적 전시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총 7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리사운드 전시는 올해 9월 문을 연 디스트릭트의 '아르떼뮤지엄뉴욕'과 함께 K-컬처의 영향력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사운드뉴욕' 개관에 앞서 뉴스1이 현장을 찾았다.
리사운드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뉴욕 록펠러센터 지하에 마련된 'HERO'라는 곳이다. 이곳은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최근 애플뮤직이 카디비의 앨범 발표 행사를 진행해 입지 영향력이 검증된 곳이기도 하다.
미완성의 공간이었음에도 처음부터 눈길을 끈 것은 디스트릭트의 미디어아트 'OCEAN'(오션)이었다. 가로 길이 약 10m 규모의 스크린에서 커다란 바다가 파도를 일으키는 모습은 유리창 너머에서도 시선을 붙잡았다.
작품 설명에 나선 김지현 디스트릭트 라이브엑스(LIVX) 본부장은 "뉴욕 시민부터 관광객까지 모두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전시를 마련했다"며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아트에 적극적인 현지인들을 통해 새로운 관람객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션을 지나 왼쪽에 있는 입구로 걸음을 옮기자 LED 조명이 통로를 감싼 공간이 등장했다. 기다란 공간 끝에는 거울이 붙어 있어 공간감을 더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의 아티스트 듀오가 만든 'TRANSITO'라는 작품으로, 조명의 색깔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LED 조명을 따라 걸어가니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BOUNDLESS'라는 공간이 나왔다. 이곳은 촉각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곳으로, 검은 털이 벽을 가득 채운 작품이 먼저 눈에 띄었다.
벽에 달린 털을 손으로 쓸거나 몸을 기댄 채 한 바퀴 돌면 소리가 나는데, 여러 관람객은 이를 통해 하모니를 만들 수 있다. 이 밖에도 진동과 소리를 통해 시를 읽는 벤치, 일본의 모스가든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어진 작품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물리학과 교수 및 아티스트 등과 협업해 블랙홀을 주제로 한 'ECHO'다. 교수진으로부터 블랙홀의 데이터를 받아 이를 소리로 구현한 것으로, 어두운 공간에서 희미한 빛과 함께 8채널 사운드의 웅장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현지 예술가와의 협업 작품도 있다. 포천쿠키 모양을 본뜬 의자와 꽃잎을 형상화한 탁자 등이 마련된 공간은 작품인 것과 동시에 관람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운영된다.
김 본부장은 "ECHO를 통해 낯선 광활함을 느낀 관람객들이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공감각이라는 전시의 특성을 연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의 후반부에는 디스트릭트의 작품이 다시 등장한다. 한국에서 열렸던 리사운드 전시와 올해 초 CGV 스크린X관에서 상영했던 'FLOW'라는 작품이다.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춤 동작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전시로 스크린을 넘어 천장까지 무대가 확장되는 게 특징이다.
끝으로 TRANSITO를 만들었던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인 'Spiraling Into Infinity II'(무한 소용돌이)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처럼 디스트릭트 자체 역량뿐만 아니라 외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리사운드 전시는 앞으로 디스트릭트의 중요한 사업 모델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문화역서울에서 선보인 첫 번째 리사운드는 약 60일 동안 11만 명이 방문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는 전시 기간도 13개월로 훨씬 길다. 공간을 임대한 록펠러센터 측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한다. 디스트릭트의 첫 번째 순회전시(트래블링전시) 지식재산권(IP)으로서 추가 해외 진출 가능성도 있다.
김 본부장은 "디스트릭트가 추구하는 예술적 경험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며 "뉴욕에서 보기 드문 콘텐츠인데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leej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