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환상이 교차하는 밤의 산책"…최민영 '미드나이트 워크'展

갤러리바톤 8월 9일까지

최민영 '미드나이트 워크'展 전시 전경 (갤러리바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최민영 작가의 개인전 '미드나이트 워크'(Midnight Walk)가 8월 9일까지 갤러리바톤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기억과 환상이 교차하는 자유로운 서사 구조의 초현실적인 풍경을 선보인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들이다.

최민영은 꿈속의 이미지처럼 시각적 착시를 유도하며 일상의 틈새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키는 낯설고도 익숙한 장면들을 그려낸다. 이는 현실의 틈새에 잠재된 감정과 상상을 드러내며 관람객에게 또 다른 시선을 제안한다.

Minyoung Choi_2025_Fish Mother_oil on linen_170 x 220 cm_Courtesy of Gallery Baton. (갤러리바톤 제공)

이번 전시는 지난 2월에 종료된 작가의 이전 개인전 '꿈을 빌려드립니다'(스페이스K)의 연장선에 있다. 최민영은 이번엔 깊은 내면에서 길어 올린 서사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최민영은 일상의 기억과 꿈의 파편을 결합한 구상적 표현에서 시작한다. 이어서 심화된 사적 경험과 내면 의식의 차원으로 나아가며, 마침내 감각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고유한 미학으로 귀결된다.

전시에는 미지의 장소와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 신작 및 근작들이 다채로운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주조색으로 활용된 파랑과 초록은 새로운 시공간의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발산한다. 수면 위아래로 교차하는 생명체들의 기묘한 움직임은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Minyoung Choi_2025_Sleepless Nights_oil on linen_130 x 170 cm_Courtesy of Gallery Baton. (갤러리바톤 제공)

작품 속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올빼미, 고양이, 토끼, 거북이, 잉어, 메기 등은 동서양 문화에서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존재들이다. 이들은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방식으로 예기치 않은 장소에 등장한다. 이는 앙드레 브르통이 말한 '순수한 내면의 모델'에 접근하는 시각적 전환, 즉 '데페이즈망'(dépaysement)으로 작용한다.

모순된 요소들이 병치된 화면은 마치 누군가의 꿈을 펼쳐 보이듯, 신비로운 빛의 확산과 함께 시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때 '빛'은 최민영 작업의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달빛, 석양, 인공광 등 다양한 광원은 작품의 구성뿐 아니라 감상의 리듬을 결정짓는다.

최민영은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슬레이드 미술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런던에서 작업하고 있다. 스페이스K 서울(2024), 베이징 하이브 현대미술센터(2023)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8년 웰스 아트 컨템포러리 어워드에서 차세대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