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우승' 브루스 리우 내한…"피아노의 힘은 '이것'"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내한 공연
"한국 관객은 어마어마한 열정과 에너지 지녀"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피아노는 넘치는 기쁨과 깊은 슬픔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주죠."
중국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28)는 오는 11일 내한 공연을 앞두고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피아노가 지닌 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피아노는 내게 단순한 악기를 넘어선 존재"라며 "내 삶의 본질이자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리우는 2021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제18회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며 클래식 음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연주에 대해 영국 BBC 뮤직 매거진은 "숨이 멎을 듯 아름답다", 프랑스 르 몽드는 "마법 같은 손놀림과 고결한 영혼을 지녔다"라고 평했다.
브루스 리우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3년 첫 내한 연주회 당시, 쇼팽과 라모, 리스트의 곡을 선보인 뒤 일곱 번의 앙코르까지 선사하며 국내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들려줄 예정이다. 차이콥스키의 '사계'를 비롯해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4번, 프로코피예프의 대표작 피아노 소나타 제7번 등을 연주한다. 특히 '사계'는 피아노 독주를 위한 12개의 짧은 소품으로 구성, 러시아의 열두 달 특색을 섬세하게 묘사한 곡이다.
이번 러시아 레퍼토리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해석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묻자, "러시아 작곡가들은 깊은 감성과 극적인 강렬함을 지닌 음악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각 작곡가가 지닌 독창적인 개성을 탐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곤 덧붙였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매우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며, 때로는 나약함과 갈망을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반면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는 보다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강렬한 대비와 대담한 표현을 드러내죠. 저는 러시아인이 겪는 영혼의 사계절을 관객이 여행하듯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브루스 리우는 이번 무대에서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1~6월은 1부에, 7~12월은 2부에 선보인다. 이 같은 구성을 택한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이 곡의 감정적인 여정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라며 "두 부분으로 나누어 연주하면 각 달의 고유한 분위기와 계절 간 대비가 더욱 생생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라면서 "멜랑콜리의 감정이 주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부드럽고도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고 했다.
브루스 리우가 큰 영향을 받은 스승 중 한 명은 1980년 제10회 쇼팽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당 타이 손(68)이다. 베트남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린다. 리우는 그에 대해 "기술적인 면은 물론 예술적, 인간적으로도 엄청난 스승이었다"고 했다. 그리곤 부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가르침은 '음악은 외부로부터 강요돼선 안 되고,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10대 시절, 다소 경직돼 있는 연주를 하곤 했는데, 그의 가르침 덕분에 '듣는 법', '연주하는 법', 나아가 '삶을 대하는 방식'까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한국 청중은 어마어마한 열정과 에너지를 지녔다"며 "이번에도 한국 관객들과 깊이 연결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낭만주의 피아니즘'을 선보일 브루스 리우의 연주회는 오는 11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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