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착취된 풍경의 디스토피아"…마리안토 개인전
'내러티브스 언더니스: 시프팅 랜스케이프 앤 메모리'
지(G) 갤러리에서 4월 12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지(G) 갤러리가 12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가 마리안토의 개인전 '내러티브스 언더니스: 시프팅 랜스케이프 앤 메모리'(Narratives Underneath: Shifting Landscapes and Memory)를 개최한다.
마리안토의 풍경화는 아름다운 풍광이 아니다. 검은 바탕에 날카로운 획으로 가득한 특유의 스크래치 기법으로 그려진 암흑의 풍경은 역사적 사실과 설화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혹한 현실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잊힌 장소에 대한 흔적을 다룬 것이다.
마리안토는 "사회·정치적 구조 안에서 자행된 자연에 대한 폭력의 역사를 우화적이며 극적으로 작품에 투영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때 목가적이었던 공간의 현재, 디스토피아를 낳은 착취된 풍경, 파괴적 자본주의의 냉혹한 진실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캔버스 전체를 검정 아크릴로 덮고 표면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표현된 숲, 나무, 풀잎의 모습은 착취와 파괴로 인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자연, 우리가 겪었지만 보이지 않기에 사실이 아니라 치부하고 외면했던 상처를 의미한다.
그 표면 아래 묻혀 있던 풍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때, 개발과 훼손 속에 지워진 풍경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우리는 사라졌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은 진실과 오랜 시간 무관심으로 배척당해 온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마리안토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으로 여기며 파괴의 장면들을 경제적 성장의 결과로 정당화해 온 사고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작품에 담아내며,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그는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사회적 불균형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마리안토는 풍경을 묘사하며 사회정치적 구조를 해부하는 강렬한 흑백 회화와 기념비적 설치작업을 한다. 그의 작업은 기술 발전, 산업화, 오염, 자원 착취가 자연 세계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며, 주로 그의 고향에서 목격한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다. 그의 작품은 카디스트 파운데이션, 네덜란드 트로픈 뮤지엄, 인도네시아 마칸 뮤지엄 등의 공공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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