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뒤흔드는 시선"…한국서 첫선 보이는 '모나 하툼 개인전'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4월 12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해외 무대를 배경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아티스트 모나 하툼의 한국 첫 개인전이 6일부터 4월 12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습과 통념을 과감하게 깨 온 작가의 1999년부터 최근의 예술적 탐구를 조명하는 자리로, 주요 작품 20여 점을 공개한다.
모나 하툼은 설치미술, 조각, 비디오, 사진, 드로잉 등 폭넓은 매체를 활용해 정치적이면서도 시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은 익숙한 사물을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의자, 유아용 침대, 주방 도구 같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오브제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예상치 못한 긴장감과 모순을 내포하는 형태로 재탄생한다.
이번 개인전은 1999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조각, 설치, 드로잉 작업을 아우르며 작가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물은 외적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폭탄, 철조망, 무장 군인, 날카로운 못 등 위협적인 물질이나 도구를 소재로 한 것이 많다.
작가가 이러한 테마로 작업하는 이유는 그가 레바논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평범한 일상에서 폭력, 억압, 갈등, 죽음 등을 목도해 온 내면적 경험을 작품에 투영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분리'(Divide, 2025)는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칸막이 형태를 하고 있지만, 부드러운 패브릭 대신 금속 철조망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공간을 구획하고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사물이 차단과 경계의 상징으로 바뀌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이 밖에도 손잡이 대신 날카로운 톱날이 장착된 '무제(휠체어 II)'(1999), 군인의 실루엣이 새겨진 조명 장치 '미스바'(2006 7), 다채로운 색의 유리로 제작된 수제 수류탄을 진열한 작품인 '정물(의약품 캐비닛) VI'(2025) 등에서 외적 아름다움과 대조되는 위협과 파괴라는 모순적인 요소가 풍기는 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전시의 한편에서는 작가의 가장 초기 작품 시리즈인 머리카락을 모아 작품화한 '헤어 네크리스' 연작의 최근작도 만나볼 수 있다. 1995년 프랑스 보르도의 까르띠에 매장 쇼윈도를 장식한 바 있는 이 시리즈는 30여 년이 지나 은빛으로 물들어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소개된다. '헤어 네크리스'(2025)는 귀금속을 연상시키는 제목을 통해 머리카락이라는 신체의 일부를 고급 주얼리로 승화시켰다.
모나 하툼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대표적으로는 파리의 퐁피두 센터, 런던의 테이트 모던, 베이징의 울렌스 현대미술센터 그리고 2017년 제10회 히로시마 예술상 수상을 기념하여 일본 히로시마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꼽을 수 있다. 2019년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프리미엄 임페리얼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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