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기'로 외부 자극과 내면의 반응을 담다…김한나 '포우킹'전

눈 컨템포러리 3월 14일까지

김한나, poking, 2025, installation view 2 (눈 컨템포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김한나 작가의 개인전 '포우킹'(Poking)이 눈 컨템포러리에서 3월 14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설치 작업과 나무 패널로 제작한 부조 형식의 회화 등 신작 10여 점이 전시된다.

김한나 작가는 표면과 이면의 관계,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시각적 형상화, 규정할 수 없는 심상과 추상적 관념에 주목해 왔다. 초기에는 버려진 물건, 재활용품 등을 재료로 사용해 일상 속에서 작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지를 시각언어로 표현했다.

2021년 이후부터는 설치 작업을 평면적으로 압축한 부조 형식의 회화에 집중해 나무 패널을 자르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톱으로 불완전하게 잘린 형태와 거친 단면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나무 패널을 교차시키며 색을 덧칠하는 과정을 통해 '표면과 이면'의 관계를 전복시키는 작업을 이어 왔다.

김한나, 반작용 Reaction, 2024, Oil, Acrylic, Spray Paint, Urethan on Wood Panel, 151.5 x 114.6 x 34 cm (눈 컨템포러리 제공)

이번 전시의 제목인 '포우킹'(Poking)은 '찌르기'라는 뜻으로, 외부의 물리적 행위는 물론 미묘한 감정적 터치도 반영한다. 작가는 개인적 경험과 기억, 감정을 작업으로 옮겼다. 십대 시절 몸에 생긴 멍 자국의 색 변화 과정, 상처가 아물면서 발견한 피부 질감 변화 등 외부 작용과 내부 반응의 기억을 불러온다.

작품 '우주멍'은 피부에 가해진 물리적 힘과 그로 인한 자국 변화를 떠올리게 하고, '언덕아래'와 '언덕과 평야'는 회화적 표면에 생긴 상처와 새살을 표현한다. '포우킹'(Poking), '커팅 세일'(Cutting Sail), '반작용' 등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조형적 입체성을 통해 외부의 힘과 내부 반응 사이의 역학관계를 표현한다.

김한나 작가의 추상회화를 통해 외부와 내부가 맞물리는 지점, 드러난 면과 감춰진 면이 마주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기회를 감상할 수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