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트페어? 여긴 흔합니다"…반도체 호황에 대만 미술시장도 '방긋'
미술 향유 저변 넓고 컬렉터층 탄탄…후한 정부·기업·호텔 지원
- 김일창 기자
(타이베이=뉴스1) 김일창 기자 = 버블티, TSMC, 젠슨 황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대만은 넓은 저변을 자랑하는 미술 향유층과 탄탄한 컬렉터 등 미술시장에서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통한다.
지난 10일 호텔 아트페어 '원 아트 타이베이'가 열리는 타이베이 중산구 호텔 메트로폴리탄 프리미어에서 본 현지 분위기도 그랬다.
호텔 로비는 아트페어가 열리는 10층~13층을 가려는 관람객들로 일찌감치 붐볐고, 작품이 전시된 각 방을 찾은 관람객들은 신중하게 작품을 관람하면서도 구매할 때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호텔 아트페어는 말그대로 호텔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로, 일본이 그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문화에 익숙한 대만에서 이를 흡수해 발전시켰고, 현재 대만에서는 화랑협회가 운영하는 호텔 아트페어가 세 개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에서 호텔 아트페어가 활성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만 갤러리 관계자들은 "대만인들은 소품 위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는 편"이라며 "어릴 적부터 미술을 향유하기 때문에 미술품 구매도 취향을 갖고 한다"고 말했다.
호텔 아트페어는 실제 호텔 방을 빌려 작품을 전시하기 때문에 구매한 작품이 자기 집이나 사무실 등에 어울릴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아트페어에 온 한 30대 대만 여성은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할 그림을 사러 왔다"며 "선물할 작품이 신혼집에 잘 어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텔과 정부, 기업의 지원이 적극적인 것도 호텔 아트페어의 성공 요소로 꼽힌다. 이번 아트페어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호텔 아트페어가 열리지만 호텔은 방만 빌려줄 뿐, 로비에 작은 작품 놓는 것도 협조가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여기에서 보듯, 대만은 호텔 직원들이 관람객 안내부터 통제까지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경제가 호황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이다. 릭 왕 원 아트 타이베이 공동대표는 "대만 반도체 경기의 호황으로 세계 미술시장이 불황인 가운데서도 대만은 타격이 덜한 편"이라며 "미술을 사랑하는 문화가 있는 데다 젊고 호기심 많은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게 대만 미술시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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