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편의 오디오파일] 룬 새 버전 둘러보기..MQA 직접 지원 '눈길'

룬 화면.(김편 제공)
룬 화면.(김편 제공)

(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 음악 재생 및 통합관리 프로그램 ‘룬’(Roon)이 지난 3일 새 버전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MQA 음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디코딩해달라’는 유저들의 요구가 수용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편의성과 업데이트에 관한 한 룬이 정말 일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최근 기존 ‘1.4’(빌드 310)에서 ‘1.5’(빌드 3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룬의 달라진 점을 ‘MQA 디코딩’ 측면에서 살펴봤다.

용어 설명 및 상황 정리

우선 룬은 2015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 음악 재생 및 통합관리 프로그램. PC, 맥, 노트북이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해 컴퓨팅이 가능한 오디오 서버에 깔아놓고 쓰는 유료 플레이어다. 처음 2주 동안은 무료로 쓸 수 있고, 이후에는 1년에 119달러를 내야 한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끌어온다는 점,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인 타이달(Tidal)을 직접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룬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터넷이 되는 노트북 수준이 아닌, 오디오용 전문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하지만 네트워크 플레이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게 아니다. 룬의 경우, 음원을 스트리밍해서 재생할 때의 안정성 및 음질 향상을 위해 ‘RAAT’(Roon Advanced Audio Transport)라는 일종의 프로토콜을 개발했기 때문에,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이 ‘RAAT’ 프로토콜을 채택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룬에서는 ‘RAAT’를 채택한 제품에 대해 인증마크인 ‘룬 레디’(Roon Ready)를 부여하고 있다.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는 영국 오디오 메이커 메리디안(Meridian)에서 개발한 고음질 압축 포맷. FLAC이나 WAV 포맷의 경우 스트리밍을 하기에는 용량이 너무 커서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압축시킨 음원 포맷이 바로 MQA다. 메리디안에서는 ‘압축’이라는 표현 대신 ‘접기’(folded)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고역대 유효정보를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저역대로 최대 10번 ‘접어’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의미에서다. 이렇게 ‘접혀진’ 상태에서 스트리밍되는 음원을 다시 차례대로 ‘펼쳐’(unfolded) 재생한다는 원리다.

따라서 MQA 음원은 MP3 같은 다른 ‘손실’ ‘압축’ 포맷이나 FLAC 같은 ‘무손실’ ‘압축’ 포맷, WAV 같은 ‘무손실’ ‘비압축’ 포맷과는 달리, 스트리밍 시대에 발맞춰 ‘무손실’이면서 ‘접기’를 통해 용량만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MQA는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 수준인 24비트 음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타이달이 지난해 1월7일부터 마스터 음원을 스트리밍 서비스하면서 MQA 포맷을 선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MQA 음원을 타이달을 통해 플레이시킨다고 해서,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룬 레디’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해서 해당 MQA 음원의 100% 실력을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생이야 물론 되지만, ‘접혀진’ 고품질 음원을 원 상태로 ‘펴주지’ 못하면’ 결국 ‘접혀진’ 음원의 소리(고역대 정보가 초저역대로 들어간)를 들을 뿐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그 뒷단에 물린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DAC)에 이를 위한 ‘MQA 디코더(decoder)’ 장치가 설치돼 있어야 하는 이유다.

결국 룬을 통해 타이달의 MQA 음원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1) 룬 레디 인증을 받았고, 2) MQA 디코더를 장착한 DAC 내장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선택하는 게 최선이었다. 대한민국의 오렌더(Aurrender)를 비롯해 루민(Lumin), 메리디안(Meridian), 벨칸토(BelCanto), 마이텍(Mytek)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룬 1.4 버전(왼쪽)과 새 1.5 버전의 신호경로 표기 차이.(김편 제공)

룬 1.5, MQA 디코딩 직접 지원

그런데 룬 ‘1.5’에서는 이렇게 별도의 하드웨어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MQA 디코딩 작업을 최대 96kHz까지 ‘직접’ 처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마디로 내장 소프트웨어를 통해 ‘접혀진’ MQA 음원을 ‘펼쳐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소프트웨어적으로 MQA 음원을 디코딩하는 것을 ‘코어’(Core), 하드웨어적으로 디코딩하는 것을 ‘풀’(Full)이라고 부른다. 타이달 MQA 음원을 풀 디코딩하면 192kHz까지도 가능하지만, 48kHz, 88.1kHz, 96kHz 음원까지는 코어 디코딩만으로 충분하다.

위 사진(사진2)은 필자가 직접 타이달 MQA 음원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다. 재니 얀센의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에 대한 파일 정보인데, 왼쪽이 룬 1.4 버전, 오른쪽이 룬 1.5 버전이다. 자세히 보면 룬 1.5 버전이 되면서 음악신호 처리과정에서 ‘Authentification(인증) : MQA Source 96kHz’와 ‘MQA Core Decoder(MQA 코어 디코더) : to 96kHz 24bit’라는 2단계를 더 거치고 있다. 즉, 룬 소프트웨어를 통해 MQA 음원을 코어 디코딩(96kHz)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진에서 보이는 ‘신호경로(Signal Path)’가 룬 ‘1.4’ 버전에서 똑같은 음원을 재생했을 경우 ‘고품질(High Quality)’이었지만, ‘1.5’ 버전에서는 ‘강화(Enhanced)’로 바뀌었다는 것. ‘강화’는 룬 생태계에서는 하드웨어 MQA 디코더를 장착한 DAC 사용시 뜨는 ‘무손실(Lossless)’에 이은 서열 2위(무손실-강화-고품질-저품질 순)의 음질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음원 전송 과정에서 그만큼 손실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MQA 음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코어 디코딩하게 됨으로써 룬의 표시화면도 크게 바뀌었다. 앨범 사진 우측 하단에 작은 글씨로 ‘MQA’를 비롯해 ‘DSD’ ‘MP3’ ’24/96’ ‘CD’ 같은 음원 포맷이 표기되기 시작한 것. 새 버전이 되면서 앨범 표지만 보고도 MQA 음원임을 알 수 있게 됐다. ‘CD’ 표기는 마스터 음원이 아닌 일반 타이달 음원임을 뜻한다. 타이달은 잘 알려진 대로 CD급(16비트/24비트) 음원을 FLAC 포맷으로 제공한다. 어쨌든 이번 룬의 새 버전은 두고두고 칭찬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