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권영우 화백의 1958년 '국전' 수상작에 얽힌 사연은?
- 김아미 기자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16일 개막한 고(故) 권영우 화백(1926-2013)의 개인전 ‘다양한 백색’(Various White)에 1958년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교부 장관상을 받은 권 화백의 초기작 '바닷가의 환상'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동양화의 답습에서 벗어나 실험적이고 초현실적인 당시 추상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닷가의 환상'은 똑같은 내용의 그림 2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한 점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또 한 점은 권 화백의 유족 측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에 나온 건 유족 소장품이다.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권 화백의 둘째 아들 권오현씨는 이와 관련해 "국전 출품작은 당시 철도청에서 구매했다"며 "이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했던 권 화백은 그 해 똑같은 작품을 다시 그렸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청에서 사 갔던 첫 번째 작품은 지난해 서울옥션을 통해 다시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미술자료관리과에 문의해 보니 1998년 10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이 작품을 철도청으로부터 기탁받아 관리해 왔다. 이후 작품이 돌고 돌아 경매에 부쳐지고 다시 권 화백의 유족 손에 들어간 것이다.
두 번째로 다시 그린 작품은 2006년 10월19일 권 화백과 당시 하종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협약을 맺고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 2월 서울시립미술관은 권 화백의 기증 작품 70점과 소장 작품 5점, 작가 소장 1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점을 선별해 기증 작품전 '권영우, 종이에 담은 삶'을 개최했다.
두 번째 '바닷가의 환상'도 이때 함께 전시됐다. 서울시립미술관 작품수집과에 따르면 당시 기증 협약서에는 특이사항이 부기됐다. ‘바닷가의 환상은 1958년도 동일 시기에 2점을 제작해서 1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고, 1점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에서 권 화백의 1970~80년대 제작된 미공개 백색 한지 및 소품 작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백색 한지를 손톱이나 도구를 이용해 찢고 뚫고 붙이는 등 반복적 행위가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권 화백 사후 작품관리를 도맡아 온 유족들의 소장품이 대부분이다.
전시 제목인 ‘다양한 백색’은 오늘날 한국 단색화의 시초가 된 것으로 일컬어지는 1975년 일본 동경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이른바 ‘백색전’에서 따 왔다. 이우환 화백의 주도로 한국의 ‘백색화’를 일본에 처음 소개한 이 전시에는 권영우, 박서보, 서승원, 이동엽, 허황 등이 참여했다. 국제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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