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소리 공'이 떨어진다"…롯데콘서트홀 미리 가보니
8월 개관 롯데콘서트홀, 기존 공연장서 듣지 못하던 소리까지 들려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오케스트라 연주 소리가 천장으로 치솟습니다. 커다란 '소리 공'이 돼 객석으로 떨어집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코리안심포니 협연을 감상한 공연 담당 기자들과 클래식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의견이다.
반면 부채꼴과 직사각형 구조의 기존 국내 공연장에 익숙했던 음악 전문가들은 '빈야드'(포도밭) 구조인 롯데콘서트홀에서 새로운 소리 퍼짐을 경험하고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눠지기도 했다.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로 '빈야드' 구조로 설계돼 8월18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이날까지 총 14차례 시범 연주회를 열었다. 이곳은 1988년 건립된 부채꼴 구조인 예술의전당에 이어 28년 만에 서울에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직사각형 구조를 대표하는 통영국제음악당은 2014년 개관했다.
빈야드 구조는 공연장 2층 발코니의 돌출을 최소화해 객석 배치를 포도밭처럼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홀이 1963년 빈야드 구조로 설계되면서 이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일본 산토리홀 등 대표적 공연장에 채택됐다.
평론가와 기자단은 기존 공연장과 다르게 퍼지는 소리를 놓고 제각각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1부 슈만 첼로협주곡(목혜진 협연)을 무대 맨 앞 정중앙인 'C1'구역 객석에서 감상했다. 이곳은 모든 공연장에서 티켓 가격이 가장 비싼 위치이다. "평소에 들리지 않던 소리가 객석까지 들린다" "바이올린 등 현악기 소리가 뭉개진다" "고음과 중저음이 따로 들린다" "소리가 나를 뚫고 지나간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지휘자 출신인 한 음악가는 "어느 공연장이든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장소는 지휘자가 지휘하는 단상인 '포디엄' 하나뿐"이라며 "지휘자가 왜 연주자들의 소리에 남들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엿볼 수 있는 공연장"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C1구역의 경우, 객석보다 무대가 높아서 눈으로 연주자를 구별해가며 듣는 재미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리안심포니는 2부에서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선보였다. 평론가와 기자단은 롯데 측의 배려로 제각각 다른 객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자는 무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4층 'C4'구역의 맨 뒷자리에서 감상했다. 무대에서 34m나 떨어진 곳으로 옮기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객석 1층 중후반 위치에서 익숙하게 듣던 음향이 들렸다. 가격대비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어서 '예술의전당 최고 명당'으로 꼽히던 자리와 비슷한 음향이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장 저렴한 객석에서 들렸던 것이다. 이런 효과는 롯데콘서트홀이 최신 기술을 적용해 설계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클래식 공연장의 음향 수준은 '잔향'(殘響) 처리와 방음 시설로 성패가 갈린다. 잔향 처리는 반사판 등으로 목욕탕 메아리처럼 소리를 오래 남기는 것을 뜻하며, 방음 시설은 조명 기기나 환기 장치에서 흘러나오는 잡음 등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롯데콘서트홀은 잔향을 위해 다양한 재질을 반사판으로 사용했다. 음향 설계에 참여한 박세환 DMB 건축 사무소장은 "벽면에는 나왕 재질의 합판 뒤에 석재 효과를 내는 FG보드를 3~4겹으로 세워놨으며 천장에는 대리석을 반사판을 썼다"며 "잔향이 몇 초나 나오는지 현재 측정결과를 분석 중이지만 산토리 홀의 잔향과 비교할 때도 뒤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은 '에어 체임버' 구조로 환기 시스템을 설계하는 등 공연장 내부 구조를 외부로부터 완전히 분리하는 '박스인 박스'를 도입했다. '에어 체임버'는 공연장 바닥에 전체 면적과 동일한 공간을 높이 1~3m로 설계해 환풍기나 난방 소음을 없앤 환기 시스템이다. 일정 온도로 맞춰진 신선한 공기가 '에어 체임버'를 거쳐 극장으로 들어온다. 박 소장은 "소음 측정 기준인 노이즈 크리테리아(NC, Noise Criteria) 표기로 '15 NC'로 나왔다"며 "관객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4958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대규모 파이프오르간도 눈길을 끈다. 디자인 개발부터 설치까지 2년 이상 소요됐다. 국내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다목적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돼 있다. 대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2000석 이상) 사상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8월18일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에게 위촉한 창작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초연하는 개관공연을 시작으로 12월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개최해 약 20여 건의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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