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어교과서 '철수와 영희', 친구 아니라 처음엔 오누이였다
한글박물관 올해 첫 기획전시 '초등 교과서 속 한글 이야기’ 5월29일까지 진행
- 박창욱 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예전 1970~80년대 국어 교과서에 나오던 대표적인 이름인 바로 '철수'와 '영희'다. 교과서에서 이들은 친구 사이로 나왔다. 하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달랐다. 이름은 '철수'와 '영이'였고 둘은 오누이 사이였다.
이처럼 개화기에서부터 대한민국 건국 초기를 거쳐 최근에 이르기까지 국어 교과서의 형식과 내용 변화를 통해 관계의 성장과 소통, 공동체의 꿈을 바라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은 2016년 첫 기획특별전 ‘슬기롭게 사이좋게-초등 교과서 속 한글 이야기’를 17일부터 오는 5월29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장은 서울 용산구 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초등 교과서의 변천 과정을 담은 약 100여점의 영상 및 전시자료를 통해 ‘우리’라는 공동체의 가치와 슬기롭고 사이좋은 소통법에 대해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김미미 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개화기 국어 교과서에는 인성교육에 관한 내용이 많았는데, 일제강점기 우리 글을 못 쓰게 되면서 광복 초기에는 한글 자체 원리를 깨우도록 돕는 내용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1980~90년대 국어 교과서는 다양한 경험을 위주로 언어 기능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읽기, 쓰기, 말하기 등 영역별로 나뉘기도 했으나, 2009년 이후 다시 합쳐졌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을 기술하는 방식도 80년대 이전까지는 전쟁 중심으로 기술됐다가, 이산가족 찾기나 통일 중심으로 내용이 변화했다"라고 했다.
김 학예연구사는 "나무심기에 관한 내용만 봐도 70년대에는 식목을 하면 살림이 나아진다고 돼 있었는데, 이후 환경을 중요시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가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우리'라는 공동체적 의미가 점점 지역과 국가를 넘어선 내용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전시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부모님과 함께 보기에 적합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번 행사에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과서인 국민소학독본'(1895)을 비롯한 총 63건 66점의 자료와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펼쳐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교과서 26건 32점이 전시된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만들어진 최초의 초등 국정 교과서 '바둑이 와 철수'(1948)의 원본과 우리나라 교과서 중 최초로 삽화를 실은 '신정심상소학'(1896)도 만나볼 수 있다. '바둑이 와 철수'에서 알수 있듯, 1948년 당시엔 조사도 독립적인 단어로 생각해 띄어쓰기를 했다.
이 밖에도 전시장에는 함께 꾸는 꿈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 공간이 있고, 우리의 꿈을 응원하는 교과서 속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리 동요에서 밝은 느낌을 주는 ㄴ, ㄹ, ㅁ, ㅇ 발음에 숨은 비밀' 등 한글박물관만이 마련할 수 있는 독창적 콘텐츠들도 색다른 흥미를 준다.
문영호 한글박물관장은 "누구나 배웠던 초등학교 교과서 속에는 공동체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가 사이좋게 지내며 함께 꿈꾸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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