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머문 세월호 이후의 일상…최호철의 '이루지 못한 귀향'

11월 15일까지 경기도미술관 특별기획전 ‘경기 팔경과 구곡’

최호철 작 '이루지 못한 귀향'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기획전 '경기 팔경과 구곡'에는 단원 김홍도의 수원 화성 그림부터 세월호 참사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을 그린 최호철의 '이루지 못한 귀향'까지 경기도 각지의 풍경화 100여 점이 모였다.

관람객들이 여러 작품 중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그림이 있다. 최호철(50)이 그린 '이루지 못한 귀향'과 '안산 단원고 앞 겨울풍경'이다. 그림 속 풍경도 낯익다. 경기도미술관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합동추모분향소와 초지호수 건너 편 언덕에 있는 단원고가 보인다.

'이루지 못한 귀향'은 한없이 밝은 표정의 아이들이 가득한 그림이다. 제주도 수학여행에서 돌아 온 아이들이 전세버스에서 내려 삼삼오오 집으로 귀가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일상이 되었을 풍경을 최 작가가 상상해 그렸다.

최호철은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람을 그리는 것이 좋아서 줄곧 그려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도시를 그리고 싶어졌다"며 "사람은 자신이 사는 곳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라앉은 동네'. 최호철은 토착민이 사는 마을의 공통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에 토착민들이 사는 옛마을을 그리는 데 도로가 마을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며 "새로 생긴 도로는 토착민이 오랫동안 맺어왔던 주변지역과의 관계를 끊어놓고 타지역으로 뻗어간다"고 말했다.

최호철 작 '안산 단원고 앞 겨울풍경'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 News1

'경기 팔경과 구곡'전은 어려운 현대미술이 아닌,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구상회화 위주의 풍경화을 선별해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 '경기팔경구곡과 이름난 곳'은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인 소상팔경과 무이구곡을 짚어보고 경기도의 대표 명승인 수원팔경과 부계팔경, 벽계구곡의 풍경화를 선보인다.

2부부터 5부까지 '산은 강을 품고' '강은 바다를 향하네' '사람은 마을과 도시를 만들고' '갈라진 땅 다시 만나리' 등의 제목으로 '산-강-바다-사람-마을-분단'이라는 키워드로 출품작들을 연계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경기 팔경과 구곡: 산.강.사람'에는 조선시대 소치 허련 등 13명, 근·현대기 나혜석 등 작고 작가 6명과 강경구 등 현대작가 40명 등 총 59명 참여했다.

4부 '사람은 마을과 도시를 만들고'는 우리가 사는 동네가 풍경화로 그려졌다. 이윤호가 자신이 사는 양평을 그린 풍경부터 김보중이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성남시 분당구의 풍경까지 다양한 마을이 그려졌다.

여러 작품 가운데 크기로 압도하는 작품은 문봉선 작가의 '한강'이다. 한강을 분할하지 않고 하나의 화폭으로 담은지라 그림의 길이는 무려 22미터. 전시관의 폭이 30미터이기에 긴 그림의 폭을 경기도미술관이 충분하게 수용할 수 있다.

11월 15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미술관. 가격 무료~4000원. 문의 (031)481-7000.

다음은 '경기 팔경과 구곡'의 포스터와 주요 전시 이미지다.

'경기 팔경과 구곡' 전시포스터(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문봉선 작가의 '한강' 부분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문봉선 작가의 '한강' 전시 전경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최호철 작 '서해대교'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김억 작 '생명과 평화의 땅 대추리Ⅱ'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소치 허련(조선 19세기) '태령십청원' (사진제공 경기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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