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보는 '지옥의 문' 안쪽…플라토 '정연두 전'
신작 '베길리우스의 통로'·'크레용팝 스페셜' 공개
삼성 플라토 올해 첫 전시…13일부터 6월8일까지
- 염지은 기자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현대미술가 정연두(43)가 '지옥의 문' 앞에 서는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초대한다.
삼성미술관(관장 홍라희) 플라토 홍라영 총괄 부관장은 10일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에 위치한 플라토에서 간담회를 갖고 2014년 첫 전시인 정연두의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Spectacle in Perspective)'를 소개했다.
13일부터 6월8일까지 열리는 정연두의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6년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미디어와 퍼포먼스로 확장된 2점의 신작과 더불어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초기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는 플라토의 상징 작품인 '지옥의 문'을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3D 영상기기를 통해 재해석했다. 로댕의 청동조각 앞에서 살아있는 지옥의 문을 보게 되는 작품이다.
작가는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상을 실제 모델로 재현한 가상의 조각 작품을 영상 속에 담아냈다. 10여명의 모델과 수개월간 동안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조각들의 포즈를 재현했다.
관객들은 전시장 '지옥의 문' 앞 벤치에 놓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쓰고 '베르길리우스 통로'를 보게 된다. 작가는 로뎅의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조각 작품들을 21세기를 사는 실제 사람들의 모습으로, 모든 것을 다 벗어 던진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크레용 스페셜'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보여 준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얘기하는 동시에 평범한 사람들의 꿈을 실현해 주던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을 아저씨들을 통해 재발견한다. 거울을 바라보듯이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구조로 크레용팝 팬들을 바라본다.
함께 출품되는 정연두의 초기 사진 작업들은 '꿈'과 '소망'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회계층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영웅'(1998)은 현실을 잊고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자유롭게 질주하는 동네 자장면 배달부의 모습을 담으며 작가가 다른 이들의 꿈에 관심을 갖게 된 첫 사진 작품이다.
'상록타워'(2001)는 서울 동부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32개 가구 주민의 가장 이상적이고 화목한 가정 모습을 보여주는 가족사진들로 구성했다. 모두 같으면서 서로 다른, 서로 다르면서 모두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일본 도쿄 번화가 긴자의 명품 브랜드샵 점원들을 촬영한 10점의 사진 연작 '도쿄 브랜드 시티'(2002)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연출된 점원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의 표면과 내면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포착하고 한 개인으로서 각 인물들의 모습에 주목한다.
정연두는 국내외 미술계가 가장 주목하는 작가다.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최연소 '올해의 작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젊은 작가', 2008년 문체부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 2012년 미국 아트앤옥션 선정 '가장 소장 가치가 있는 50인의 작가' 등에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수학했다.
특유의 온기와 유머, 감동과 재미있는 작품활동을 전개해 온 작가는 뉴욕현대미술관, 베니스 비엔날레, 상하이 비엔날레 등 국제무대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처럼 신나고 힘들고 무거웠던 전시는 없었다"며 "외형적으로 비어 있지만 핵심을 다루는 공간, 외형적으로 가득차 있지만 뭔가 비어있는 두 가지를 경험하면서 전체 전시의 발란스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소연 플라토 부관장은 정연두를 2014년 첫 전시 작가로 선택한 데 대해 "플라토가 한국 미술계에서 갖는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플라토만이 갖고 있는 개성적 위치를 생각하게 된다"며 "작가 한명 한명에게 주는 개인전의 기회가 날이 갈수록 중요하며 정연두 작가는 해가 거듭될수록 미술계 주목과 기대가 커지는 작가다"고 말했다.
홍라영 총괄 부관장은 "모쪼록 이번 전시가 사람들에게 위안과 치유를 주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계의 카다리 아저씨, 평범한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마법사 '드림 위버'로 불리며 판타지를 통해 우리 현실의 삶을 직시하게 했던 정연두 작가.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를 통해 그의 재치와 감수성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senajy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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